전북특별자치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헌율 익산시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 유치와 관련해, 기존의 '뺏어오기식' 경쟁에서 탈피한 '새만금 반도체 후공정 특화단지'라는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시장은 4일 현재 용인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불필요한 대립이 오히려 국내 기업들을 미국 등 해외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북만의 차별화된 '실리 중심'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일부 지자체의 반도체 공장 유치전과 관련해 "기업이 경영 판단에 따라 용인을 선택했는데, 정치권이 이를 억지로 뺏어오려 압박하면 기업은 결국 국내를 떠나 미국 등 해외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압박 등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내 지자체 간의 소모적인 '제로섬(Zero-sum) 게임'이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Exodus)를 부추기는 위험한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의 전략적 대안은 용인과 새만금을 잇는 '반도체 가치사슬(Value Chain) 분업화'다. 반도체 산업 유치를 둘러싼 지자체 간 과열 경쟁에 경종을 울리며, 새만금을 '반도체 후공정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실용적 해법이다.
용인은 설계와 제조 등 전공정(Front-end)에 집중하고, 새만금은 그 이후 단계인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Back-end)과 소부장 산업을 특화해 '반도체 후반기 전용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후공정 공정을 새만금에 특화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입지 중복에 따른 부담을 덜고 효율적인 생산망을 구축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전북의 실리를 극대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만금은 광활한 부지와 재생에너지(RE100) 여건 등 후공정 단지 조성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전북이 대한민국 반도체 공급망을 완성하는 필수 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 시장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구호를 넘어, 산업 생태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 도정'의 예고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시장은 "도민들에게 박수받는 정치는 무모한 약속이 아닌, 실제 기업이 찾아오게 만드는 영리한 통찰력에서 시작된다"며 "전북의 경제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검증된 추진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