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마트와 지역경제가 함께 상생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이상의 지역산품 판매를 의무화하고, 현지 법인화 하는 등 7가지 개선방안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재홍의원은 17일 익산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에서 개최된 국회 입법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대형유통마트와 지역경제의 상생방안'이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재홍의원실과 전북일보, 금강방송, 익산YMCA 등이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김재홍의원의 기조연설과 유대근 우석대학교 유통통상학부 교수의 '전북지역 소매유통업의 현황과 문제'라는 주제 발표에 이어 박정민 원광대 경영학부 교수, 장덕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단 가맹유통팀장, 유희영 익산 YMCA 사무총장, 이윤세 익산 창인시장 번영회장, 한경택 롯데마트 익산점장, 김준배 홈플러스 익산점장, 정용진 이마트 익산점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 의원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대형마트와 지역경제의 상생을 위한 7대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7대 개선방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지역산품 판매율 의무화 ▲현지법인화 ▲매출액 송금 제한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 ▲지역경제상생협의회(가칭) 가입 의무화 ▲판매수수료율 상한제 ▲PB(자사상품) 가이드라인 제정 등이다.
먼저, 김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7대 개선방안에 대한 공정거래위의 검토보고서를 제출받았다”면서 “정부 입장과 오늘의 정책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대형유통업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든지 아니면 현행‘유통산업발전법’을 대폭 개편하는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중에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문제점 개선,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인 등 경제주체 간의 갈등과 양극화 해소, 지역경제 순환과 활성화를 위한 협력과 상생적 기업활동 정착이라는 문제의식 아래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7대 상생방안 중에는 입법에 반영시킬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럴 경우 공정위의 직권조사와 지역사회의 여론에 의한 통제가 중요하며, 지속적인 논의와 감시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역경제와의 상생이 대형마트의 미래 발전의 텃밭이자 토대가 될 수 있어 대형마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가 대형마트가 일방적으로 억압받거나 아니면 지역경제와 재래시장이 고사당하지 않도록 상생의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배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대형유통업체 지역상품 유통 증가시키고 중소기업과 협력해야 상생할 수 있을 것”
공정거래위원회의 권오승 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영배 부위원장은 이날 토론회 축사를 통해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간에 자유로운 경쟁을 통하여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는 것 못지않게, 각 분야에서 대중소 기업간에 상생협력과 균형발전을 통하여 사회적 형평성을 달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대형유통업체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대형유통업체가 해당 지역상품의 유통비중을 증가시켜 그 지역의 중소기업과 협력한다면 대형유통업체와 지역경제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우석대학교 유통통상학부 교수
“대규모 소매점입지법 경제규제 방식에서 도시계획과 환경문제 측면에서 판단하게 바뀌어”
주제발표에 나선 유대근 교수는 “2000년 시행 중인 대규모소매점입지법은 경제규제 방식에서 도시계획과 환경문제 측면에서 판단하는 법체계로 바뀌었다”면서 “점포면적 1000평방m를 초과하는 대형점에 대해서는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입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대형유통점의 입지제한의 핵심은 도시계획 단계에서의 포괄적인 용도지구 지정에 있다”면서 “건축허가시 대규모 유통점 입지를 목적으로 하는 용도지구 변경 등에 대해서 보다 엄격한 제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대형마트 익산점장 3명 모두 패널로 참석 이례적 , 상인대표 시민단체 대학교수 등 열띤 토론
박정민 원광대 경영학부 교수
"기업에는 세가지 책임이 있다. 이윤을 극대화 해야 할 경제적인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갖추기 위한 법적 윤리적 책임, 그리고 이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의 사회적인 책임이다. 기업이 경제적 책임에 치우친 나머지 윤리적,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면 공멸을 초래할 것이다."
장덕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단 가맹유통팀장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결국 대형마트로부터 재래시장을 지키는 주체는 이지역 주민들인 만큼, 대형마트들에게 지역사회와 상생하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유희영 익산 YMCA 사무총장
"대형마트로 인한 피해자는 지역 중소상인들 만이 아니다. 지역내 생산자도 직접 피해자로 손실은 실로 막대하다. 상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인 시위와 같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소상인들의 조합화등 강력한 조직을 구축하여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윤세 익산 창인시장 번영회장
"대형마트 때문에 창인시장 60%의 점포가 폐점 위기에 처해있다. 대형마트의 생산원가보다 싸게 파는 불공정거래행위를 단속하고 제재해야 한다. 정부에서 조금만 더 협조해 준다면 우리 재래시장 상인들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이례적으로 토론회 참여를 꺼려오던 대형유통마트 빅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익산점장들도 토론자로 참석해 자사의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 한경택,김준배,정용진
한경택 롯데마트 익산점장
지난해 92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800여만원만 지역복지기금으로 출연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 지역상인관련 상생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등 지역 친화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김준배 홈플러스 익산점장
"개점과정에서 전문가들과의 교통영향평가를 협의한 바 있지만, 익산시와 이를 협의하거나 교통유발부담금등을 합의한 사실은 없다. 우리 매장은 평소 주차장이 1개층 이상 비는 등 주변 교통에 지장을 주지는 않고 있다."
정용진 이마트 익산점장
"다른 대기업들 대부분이 지점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대형마트만 현지법인화 하라는 것은 무리다. 현지 법인화를 할 경우 집중된 조직을 분산시키는데 따른 관리비용 증가 등 부담이 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