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부인도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금품을 수수할 경우 처벌받는 일명 ‘만사영통 방지법’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을)은 11일,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등을 받을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공직자등의 배우자는 해당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직무관련성 유무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고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어 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지난 10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가 동영상을 통해 확인됐음에도 ‘공직자들의 배우자에 대한 제재규정’과 ‘직무관련성 여부’ 등의 이유로 사건을 종결 처리한 바 있다.
이에, 한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등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의 배우자는 직무 관련 여부 등과 관계없이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 초과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이를 위반하여 ‘명품백 수수’와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 고위공직자의 배우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공직자에 준하는 처벌을 받도록 했다.
한 의원은 “대통령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권익위가 제재 규정 미비로 사건을 종결하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청탁은 김건희 여사를 통하면 된다는 것, ‘만사영통’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한 의원은 “조속히 제도를 정비해서 영부인이 명품 가방을 수수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바로잡고, 우회 청탁을 뿌리 뽑아서 청렴한 공직사회를 조성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