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암 발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원인지로 지목되고 있는 비료공장의 폐기물 불법 매립 사건에 대한 진상을 검찰이 철저히 규명해 집단암에 걸린 주민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탄원했다.
장점마을 김인수 이장과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25일 오후 2시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을 찾아 금강농산의 폐기물 불법매립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불법 행위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는 장점마을 등 금강농산 인근 5개 마을 86명의 주민이 서명했다.
금강농산은 장점마을 집단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비료공장으로, 가동 당시 각종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사실이 환경부의 역학조사 위한 토양 시추과정에서 발견돼 익산시로부터 고발조치됐다.
이 마을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2001년 벽돌공장 자리에 금강농산이 들어오면서 심한 악취로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고, 5년 뒤부터 주민들이 암에 걸리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27명이 암에 걸려 14명이 사망하고, 13명이 투병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장암·위암·폐암·간암·피부암 등 암 종류도 다양하고,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조사한 자료에도 모든 암에서 발생비가 전국과 전북에 비해 높다고 나와 있다”고 집단암 발병의 실태를 부연했다.
그동안의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금강농산은 피마자박·연초박 등 각종 폐기물을 재활용해 유기질 비료를 만든 회사로 비료를 생산하면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며 “무단 방류한 폐수가 아래에 있는 저수지로 흘러 들어가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사건이 있었고, 몇몇 주민들은 밤마다 품어 나오는 악취의 고통에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 건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환경부가 작년 초부터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공장 내·마을 등의 먼지, 지하수 등에서 발암물질(PAHs)과 담배 특이성을 가진 독성물질(TSNA)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민들의 민원을 묵살해왔던 행정당국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민들이 금강농산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마을 주민의 증언에 따라 공장 내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다고 여러 차례 주장을 했지만 묵살됐다. 이번 폐기물 불법 매립 확인은 환경부의 역학조사를 위한 토양 시추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그동안의 목격자 증언과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로 들어난 것이다”고 짚으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행정기관에서 조금만 귀 담아 들어주었다면 이렇게 까지 건강상 피해를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책위는 “마을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역학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불법 매립된 폐기물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유입되었다고 생각한다”며 “공장에서 발생한 폐수 찌꺼기, 기름, 슬레이트 등 다량의 폐기물을 정상처리하지 않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굴착을 하고 불법으로 매립한 행위는 파렴치한 환경사범으로 강력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재철 위원장은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에서 10여 년 간 불법매립 한 폐기물로 인해 주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해 왔고, 수십명의 주민이 암에 걸려 숨졌거나 현재도 병마와 싸우고 있다”며 “검찰은 이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불법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집단 암에 걸린 주민들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