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보건당국이 최근 암 환자가 잇따르고 있는 익산 함라 장점마을에 대한 암 발생 역학조사 불가 입장을 밝히며 암공포에 떨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자, 지역 시민단체가 이를 맹비난하며 조속한 역학조사를 촉구했다.
좋은정치시민넷은 2일 성명을 내고 “전라북도는 빠른 시일 내에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하여 암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서 집단으로 암이 발생해 지금까지 주민 11명이 사망하고, 4명이 투병 중에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은 건강하지만 앞으로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을 보면서 그동안 관련기관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사건이 제기된 뒤 익산시가 전라북도에 암 발생 정밀역학조사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다소 기대를 걸었지만, 이에 대한 전라북도 건강안전과의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는 역학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 통보에 시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한 “주민들이 인근 비료공장이 발병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할 역학 조사 대상이 아니고 환경부와 협의하여 역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 결정은 전형적인 업무 떠넘기기로 지역주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행위다”며 “주민들의 집단 암 발생 원인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전라북도의 결정은 주민들의 불안감과 고통에 대한 매우 소극적인 자세로 지탄받아야 마땅하다”고 질책했다.
이 단체는 “남원 내기마을의 경우 인근 아스콘공장 때문에 집단으로 암이 발생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장점마을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환경문제를 다루는 부서에서 질병관련 역학조사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한편 전라북도 보건당국은 환경문제나 산업적 문제일 경우 자체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 규정을 들어 익산시에서 요청한 장점마을의 역학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