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 증세를 보이던 70대 남성이 자신의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10일 익산경찰서는 아내 외도를 의심해 아령(4㎏)으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는 A(7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9일 오전 7시 40분께 익산시 어양동 자신의 아파트 욕실에서 아내 B(72) 씨를 아령(4㎏)으로 11회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새벽 운동을 다녀온 뒤 샤워를 하던 자신의 아내 B씨를 외도 한 것으로 의심해 아령으로 머리를 가격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욕실에 묻은 아내의 혈액을 수건 등으로 닦고서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어 “밖에 나갔다 왔는데 아내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며느리가 바로 119에 신고해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욕실에서 아내가 쓰러졌다’는 A씨의 진술과 달리 욕실 벽 타일 등에 혈액이 묻은 것을 확인,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계속되는 경찰의 추궁에 끝내 범행을 시인했다.

조사결과 의처증 증세를 보이던 A씨는 이날도 B씨의 외도를 의심한 외출 문제로 크게 다툰 뒤 승강이를 벌이다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욕실에서 아내가 쓰러졌다는 진술과 달리 타일에 혈액을 닦은 흔적이 남아있어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였다"며 "A씨가 처음에는 혐의를 거부했지만, 결국엔 범행을 자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