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민심은 절묘한 황금분할을 선택했다.
그동안 익산정치권의 맹주였던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강력한 경고를, 녹색바람으로 이번 선거를 압도했던 국민의당에게는 균형을 통한 견제의 정치 구도를 만들었다.
2명의 국회의원을 비롯한 익산시장, 도의원 등 총 4명을 뽑는 익산지역 선거에서 시민들은 두 자리의 국회 의석을 더민주와 국민의당에게 한 자리씩 나누어 주고, 익산시장을 국민의당에게 주는 대신 도의원을 더민주에게 주는 등 2승 2패의 균형을 맞췄다.
2선의 현역 의원과 2선의 전임 시장의 대결로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익산갑 선거구에서는 더민주 이춘석 후보(50%)가 국민의당 이한수 후보(35.6%)를 누르고 3선 고지에 올랐다.
이 의원의 이번 3선 성공은 녹색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악조건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당내 위상과 정치적 비중이 상당히 높아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텃밭인 전남·북 ·광주(총 28석) 통틀어 더민주가 차지한 의석이 3석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 당선인은 전북 정치권을 넘어 호남 정치의 대표 주자로서의 입지도 구축하게 될 것이란 평가가 중론이다.
전직 금배지 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익산을 선거구에서는 국민의당 조배숙 후보(46.1%)가 더민주 한병도 후보(36.8%)를 여유있게 누르고 4년 만에 금배지를 다시 달았다.
이번 승리로 4선 중진 반열에 오른 조 당선인은 전북에서 첫 4선 여성의원 배출이라는 점에서 중앙 무대에서 여성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정치인으로서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고위 행정 관료 출신 간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익산시장 재선거에서는 국민의당 정헌율 후보(52.10%)가 더민주당 강팔문 후보(34.55%)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전임 시장의 중도하차로 치러진 재선거를 통해 8대 익산시장에 오른 만큼 조직의 빠른 안정화와 함께 고위 행정 관료로서의 전문성이 기대된다.
젊은 후보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익산 제4선거구 도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언론 기자 출신 더민주 최영규 후보(52.73%)가 시의원을 지낸 국민의당 박종열 후보(47.26)를 누르고 전북도의회에 입성했다.
이 같은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핵심 지지 기반인 익산에서 1명의 국회의원과 익산시장을 차지하는 등 사실상 더민주에 앞선 지지를 받은 것을 계기로 향후 익산 정치권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민주는 녹색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악조건 속에서도 절반을 수성해 내며 무너진 지지 기반을 다시 수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이를 기반 삼아 강력한 쇄신과 진정성을 통한 민심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