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익산지역에서도 여성 후보 기근(飢饉/饑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여성친화도시 1호와 양성 평등시대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성 정치인 후보가 품귀하다.
익산지역에서 기초단체장과 도의원‧시의원 등에 대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여성 후보 등록은 손에 꼽아야 할 만큼 저조한 상황이다.
예비후보 등록 여성 단 3명 '기근'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 명단에 따르면 익산시장 예비후보는 한 명도 없다.
익산권 도의원 선거 역시 여성 예비후보 기근현상은 여전하다. 전체 4개 선거구에서 고작 1명만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현재 전북 도의원 선거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1선거구의 김영희 전 시의원이 유일하다.
시의원 선거 역시 여성후보가 귀하기는 마찬가지.
현재 시의원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로는 가선거구(모현‧송학‧오산)의 김수연(36) 정의당 익산시위원회 부위원장과 사선거구(동산‧영등1)의 유승희(49‧민주당) 이리동중학교 운영위원 등 단 2명만이 등록했다.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 남성 예비후보가 5~60여명에 이르는 것과 비교할 때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임영애 시의원(민주당)과 이경애(정의당)시의원, 주유선(무소속) 시의원도 출마가 유력하지만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예비후보 등록한 3명과 출마가 유력한 3명을 합하더라도 이번 선거에 나서는 여성 후보는 고작 6명 뿐이다.
지방선거 최종 후보 등록까지는 두 달여 정도 시간이 남았다고 하지만 여성 후보자는 극소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재 풀 부족, 보수 분위기' 원인
지방선거에서의 여성 기근은 이번으로 6회를 맞는 동안 계속돼 왔다. 비례대표 우선 배려 등을 통해 일부 여성의 정치진출은 있었지만, 선출직 도전을 꺼려하면서 여성의 정치 참여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여성 후보 기근 현상은 여성 인재 풀 부족과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여성의 정치적 역량 부족에도 기인하겠지만 정치적으로 여성 배려가 부족한 측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동안 일정부분 지켜져 왔던 여성 할당제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정했기 때문에 여성들의 정치 진입은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여성 정치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책과 여성 할당제 추진 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익산 여성들이 '여성친화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유독 정치권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례대표에 쏠리고 선출직은 기피하는 여성 오피니언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여성 후보 기근현상은 되풀이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