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이 12일 원광대를 찾아 ‘평택시 대학 유치 제안 설명회’를 가짐에 따라, 원광대학교는 이 제안에 따른 타당성 등 일부 단과대 이전 방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대학 유치를 제안한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이 평택시를 대표하는 기관인 평택시청과 무관한 순수 민간단체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기구가 대학 유치의 대표성과 공신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 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 고명구 단장(좌측 첫번째)과 관계자 2명이 '평택시 대학 유치 제안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경기도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단장 고명구)은 이날 오후 2시 원광대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평택시 대학 유치 제안 설명회’를 비공개로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 대한 원광대의 관심도는 매우 뜨거웠다. 평택시 유치단측에선 단 3명이 참석한 반면에 원광대측에선 정세현 총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고위 관계자와 대학 운영위원, 교수협의회 관계자 등 2~30여명이나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평택시 유치단은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 원광대 유치와 관련한 조건 제시보다는 평택시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른 비전 홍보에 주력했다는 게 원광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평택시 대학 입지에 대해 ►주한미군이전에 따른 평택시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받아 수도권 진출이 막힌 지방대학의 유일한 지역이라는 점을 비롯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입주해 공과대학과 대학병원의 경쟁력이 높은 점 ►44만 명을 넘어선 인구와 8개의 산업단지 등 지역 발전 가능성이 큰 점 등을 설명하며, 평택시가 원광대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
평택시 유치단은 설명회가 끝난 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을 회피하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 고명구 단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며 황급히 자리를 떳다.
이와 관련, 원광대는 평택시 유치단의 대학 유치 제안 설명을 들은 만큼 이 제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작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원광대 정광우 기획처장은 설명회 직후 가진 기자브리핑을 통해 “평택시 유치단의 설명은 단순히 평택시를 홍보하는 수준에 그쳤고, 대학 유치를 전제로 제안한 조건은 없었다”고 설명하며 “다만 평택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입주하고 있는 지역상황에 따라, 공과대학의 필요성을 공식 제기해 온 만큼 면밀한 검토는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이번 검토를 통해 일부 단과대 이전방안이 도출되더라도 학교 구성원과 지역의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향후 구체적 일정과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이전이나 추진 일정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하지만 원광대도 입학자원이 대학정원 보다 부족한 시점인 5년~10년 후를 대비한 수도권 진출 등 대학 경쟁력 확보 방안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차제에 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한 TF팀을 만들어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 처장은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며 "TF팀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광대 정광우 기획처장이 설명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이날 원광대를 찾은 3명의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 가운데 대표성과 공신력을 갖춘 평택시 소속 공무원은 없고, 이들 3명 모두 순수 민간단체 입장에서 대학 유치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어서 향후 자격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평택시청 유치팀과 자신들(지역발전 유치단)이 공조해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게 원광대 관계자의 전언이지만 평택시는 그와 달리 평택시 공식 입장이 아닌 단순 민간기구의 활동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평택시 지역발전 유치단은 순수 민간단체이고, 오늘 설명회는 모르는 일이며 원광대 유치와 관련해 평택시와 공식적으로 의견을 조율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설명회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