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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시설이 재앙의 소굴로 변하다”

온타리오 폐기물 20억에 구입, 한국형EMS 시동, 실행 실패하자 알스톰 복사

등록일 2013년10월27일 18시5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국가 최고의 보안시설인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센터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수천억 원대의 사기극이 펼쳐지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2년 동안 전력산업의 핵심 기능인 계통운용시스템(EMS)을 둘러싼 희대의 사기극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전정희 의원은 25일 전력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형EMS 개발 초기단계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수력이 개발한 뒤 폐기한 EMS 복제를 시도하다가 우리나라 전력계통과 환경이 맞지 않아 실행이 어렵게 되자, 막판에 알스톰 EMS의 원본 프로그램을 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전 발주과제로 1999년 현대중전기 주관, 기초전력연구원, 캐나다 온타리오 수력을 위탁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20억원의‘에너지관리 제어시스템(EMS)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형식은 R&D과제였지만, 실제는 캐나다 온타리오 수력이 유지보수 인력이 없어 폐기했던 EMS를 정모씨(온타리오 수력 27년 근무/교포)가 한국측에 구매중개를 하면서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연구과제에 참여했던 이모 박사(전기연구원)가 이 연구과제의 원본 프로그램(소스코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대중공업 중앙연구소 소속으로 이 과제에 참여했던 이모 박사가 전기연구원으로 이직하면서 이 원본 프로그램을 가지고 갔다면 이 또한 기술유출에 해당하는 범죄라는 지적이다. 이모 박사는 한국형EMS 제3과제(자동발전제어) 수석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처음부터 온타리오 수력의 EMS를 복사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2004년 한국형EMS 개발과제를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온타리오 수력 환경에 맞게 설계된 EMS가 우리나라의 전력환경과 맞지 않아 실행이 어렵게 되자, 한국형EMS 총괄 수행기관이었던 전력거래소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정모씨(당시 Power and IT House 컨설팅 대표)로부터 10여차례 컨설팅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정모씨에게 지급된 자문료 9억원은 전력거래소, 한전KDN, LS산전이 분담했다.

전정희 의원실이 정모씨의 자문 결과보고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04년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수립되어 있어야 할 기술사양 및 구조 등을 정모씨로부터 자문을 받았고, 교과서 이론을 설명하는 형편없는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LS산전이 주도했던 한국형EMS 제4과제(계통해석)에 참여했던 파워21(주)은 조류해석 분야 개발을 담당했다. 그런데 LS산전은 과제 완료 시점 2달 전인 2010년 8월에 시험결과 오류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파워21(주)측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리고 2달 만에 LS산전이 자체 개발했다고 하는 조류해석 프로그램을 계통해석에 연계했다는 것이다. 이런 석연치 않은 과정 역시 외국회사 EMS의 복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과제 책임자였던 김건중 교수(파워21 책임연구원)는 “40년을 계통해석을 연구해도 어려운 분야가 조류해석인데, LS산전이 이 프로그램을 두 달만에 자체 개발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과제 제출기한을 몇 달 앞두고 프로그램 시험을 하기 위해 천안급전소를 찾았는데, 문이 닫혀있었다”면서 “한국형EMS 과제완료를 몇 달 앞두고 모종의 음모가 진행되었던 것 같다”며 기술 복사 의혹에 힘을 실었다.

전력거래소는 2001년 미국 알스톰에서 220억원에 도입한 EMS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면서, 2003년 474억원의 전력거래정산시스템(MOS)을 도입해, 외국기관의 컨설팅도 없이 연계해 EMS의 기능마저 마비시켰다. 이 과정에서 두 시스템의 유지보수비용으로 469억원이 지출되었고, 한전KDN은 유지보수 흉내만 내고 374억원을 챙겼다.

전력IT시스템 유지보수 장사를 해온 한전KDN은 한국형EMS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한국형EMS 유지보수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미국과 캐나다 EMS를 복제한 한국형EMS를 만들어놓고, 상용화가 어렵게 되자, 한국형EMS를 기반으로 상용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며 2011년 11월 341억원 차세대EMS, 238억원 차세대MOS가 발주되었다. 전력거래소는 한전KDN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6월 한전KDN은 수의계약을 하기 위해 한국형EMS를 전력신기술로 지정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 한전KDN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2001년부터 12년 동안 진행된 2000억원이 넘는 전력계통운영시스템을 둘러싼 사기극의 전말이다.

전정희 의원은 이와 관련 “계통운영시스템(EMS)이 잘못되면 순식간에 암흑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거래소의 중앙급전센터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엉터리 계통전문가들이 마피아 사단을 만들어 국가보안시설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며 관련자들의 검찰 줄소환을 예고했다.

전정희 의원은 이어 “2012년 7월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계통운영시스템(EMS) 운용에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형EMS가 실패작이며 사기극이었다는 수많은 의혹과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산업부와 전력거래소가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검찰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면서 “산업부가 기술에 대한 무지로 전력계통 마피아들의 사기극을 눈감아주게 된다면 그 결과는 대정전이라는 재앙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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