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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지킴이, 취약계층 아동 안전도우미 역할 '톡톡'

“등하굣길 짧은 만남이지만 따뜻함 전하고파...”

등록일 2013년10월27일 18시43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핑크지킴이 활동 모습.

“불량식품은 사먹지 마. 나중에 크면 선생님처럼 여드름 날 수도 있어”

“세수는 했니? 옷은 춥지 않겠어?”

익산시 영등동에 사는 김진희(가명, 45) 씨는 매일 아침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수진(10), 수빈(8) 집을 찾는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아빠는 집 근처 공장으로 이른 출근을 한터라 자매는 김 씨가 집에 도착한 후에야 겨우 눈을 뜬다. ‘이 닦아야지, 준비물은 챙겼고?’ 꼼꼼하게 준비를 마친 뒤엔 학교까지 15분 거리를 동행한다. 경사가 심하고 좁은 골목길, 쌩쌩 달리는 오토바이와 차를 피해 셋이 꼭 함께 손을 잡고 걷는다.

김 씨는 지난 8월 말부터 익산시성폭력상담소가 운영하는 핑크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취약계층 유아동의 등하굣길 동행 프로젝트인 핑크지킴이는 아동 범죄와 교통사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익산성폭력상담소는 여성가족부와 익산시의 후원을 받아 2010년부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상 아동은 익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와 굿네이버스 등 유관기관이 선정한 지역에서 각 학교를 통해 추천받았다. 주로 저학년, 여학생이 많다. 현재는 20여명의 지킴이들이 영등, 어양, 송학, 남중동 등 4개 지구에서 50여명의 등하교를 돕고 있다.

취약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지킴이들의 역할은 단순 동행 그 이상이다. 아동의 등교준비를 돕는 것은 물론, 동행 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킴이 사업은 도보를 원칙으로 하는데 매일 30~40분씩 아이들과의 자연스런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익산성폭력상담소로부터 일정기간 교육을 받은 지킴이들은 아이의 고민과 학교생활, 주거 및 환경문제를 살피고, 학교 교사로부터 전해들은 아이의 상황을 가정에 전하기도 한다. 반대로 가정에서 발생된 문제를 학교에 알릴 때도 있다. 또, 사업이 종료된 이후 아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안전교육도 병행 중이다.

하굣길에서 만난 수희, 수빈 자매는 엄마의 빈자리가 큰 탓인지 연신 지킴이 김 씨에게 조잘조잘 하루 일과를 이야기했다. 처음 만났을 만해도 좀처럼 마음 문을 열지 않던 아이들이 이젠 친 이모처럼 김 씨를 따른단다.

“낙엽이 많이 떨어졌네, 작고 예쁘지? 이런 걸 잘 봐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어... 수빈이는 아빠가 용돈 주시면 불량식품은 사먹지 마. 나중에 크면 성인여드름 날 수도 있다. 낯선 아저씨, 오빠들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면 어떡해야지? 절대 따라가면 안 돼.”

핑크지킴이들은 하루 2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그러나 금전적인 부분을 넘어 아이들과의 교감이 가장 큰 보람이라 입을 모은다.

“현장학습이 있던 날, 아이들을 데리러 갔는데 수희가 신을 신기도 전에 가방에서 상장을 꺼내 자랑하더라고요. 집에 가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까 저에게 먼저 말한 거였을텐데...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그때 생각했어요, 이 일 하길 정말 잘했구나.”

익산성폭력상담소 도성희 소장은 “핑크지킴이들이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해 지역 내 아동을 도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는 모니터링을 통한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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