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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야 학교야? 놀이터야 카페야?

어른․아이 손잡고 ‘사이’좋게 ‘소풍’가요

등록일 2013년08월26일 18시4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강렬한 태양이 따갑기까지 한 무더운 날 이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도심 한가운데인 부송동에 위치해 있다는데 네비게이션은 자꾸 번화가가 아닌 우체국 뒷길 주택가를 가리킨다. 목적지에 와서도 어딘지 몰라 두리번거리던 그때 하늘색 바탕에 사람들이 서로 보듬고 있는 일러스트 그림 간판을 가진 작은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소풍&사이. 익산 최초의 초등 방과 후 대안학교이자 대안문화공간이다.

소풍&사이는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내 집처럼 생각하며 뛰어놀고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상가가 아닌 주택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1층은 카페 사이, 2층은 소풍이 있고 그 앞에는 정원처럼 쓸 수 있는 공원이 있다.

이곳은 대안교육에 뜻이 있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은 8명이 뜻을 모아 협동조합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소풍은 홍교훈, 박선미씨가 주 교사를 맡고 사이는 이진행씨가 혼자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이들은 카페 인테리어나 소풍을 꾸미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홍 교사와 박 교사는 이전에 익산공공영상센터에서 미디어 교육을 담당했었다. 대부분 짧게 이뤄지는 교육에 아쉬움을 느낀 이들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해 고민하다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교육이 가능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방과 후 대안학교를 만들기로 뜻을 모으고 1년 여 간의 철저한 준비 끝에 소풍을 탄생시켰다.

준비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미 중․고교 교사로 재직했던 경험과 교육학석사를 이수한 이들은 대안교육의 실제 사례를 배우기 위해 간디교육연구소의 대안교육 교사과정을 수료했다.

또 실제 대안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마을공동체인 서울 성미산마을과 대구 마을공동체를 찾아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현재 소풍의 프로그램은 성미산마을의 대안학교 프로그램을 참조해 운영되고 있다.

협동조합의 이사장이기도 한 홍 교사는 “1년여 동안 전국의 성공적인 대안학교를 찾아다니며 실제사례를 배우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며 “기존 대안학교의 프로그램을 초등 방과 후 학교에 접목한다는 것이 전국적으로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날마다 설레며 소풍가요

소풍은 맞벌이 엄마들과 교육에 관심이 있던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방과 후 맡길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학원뺑뺑이를 강요했거나 학원으로 내몰린 아이를 안타깝게 보던 학부모들에게 소풍은 획기적으로 다가왔다. 방학에도 이용할 수 있어 아이의 긴 방학을 걱정하는 학부모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16일에 찾은 소풍은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방3개는 교사들의 사무실과 장난감방, 음악, 연극 등을 할 수 있는 공부방으로 각각 사용하고 있다. 편안한 소파와 책장이 있는 거실에는 홍 교사와 임현우(7)군과 이수아(8)양이 모여 헝겊을 이용해 필통을 만들고 있었다.

현우와 수아는 홍 교사가 알려 준대로 작은 고사리 손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바느질을 했다. 바느질을 하다 잘 안되면 꼭 엄마에게 투정 부리듯 잘 안된다며 푸념을 늘어놓고 홍 교사는 다시 시범을 보이며 아이를 격려했다. 화 한번 내지 않고 쉴 새 없이 떠드는 아이들의 말에 일일이 대답해주며 통제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선생님은 다르구나 싶다.

이곳은 대안학교답게 손과 몸을 쓰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요일별로 바느질, 목공 등의 손작업부터 연극, 율동 등까지 아이들은 손과 몸을 쓰며 창의력을 키운다. 또 사진 찍기와 전시, 책 만들기, 영화보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서는 해보지 못한 새로움을 경험한다.

프로그램 외의 시간에는 학교 숙제와 각자 스스로 정한 할일을 한다. 교사는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독려한다.

홍 교사와 박 교사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아이들이 필요로 하고 어른들이 하고 싶은 교육 등을 논의하고 대안교육 민들레 잡지책을 구독하며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다.

홍 교사는 “아이들이 소풍에서 날마다 성장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껴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이라도 자유롭게 뛰어놀며 놀이를 통해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실제로 놀이가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해요. 다양한 놀이를 통한 경험이 아이들이 꿈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한 달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소풍은 새 학기 참여 어린이를 모집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정오부터 오후7시까지 운영되며 학교가 끝나면 차량을 이용해 익산 전 지역으로 교사가 학생을 마중 나간다. 관심 있는 학부모는 소풍에 문의 및 신청하면 된다.

▲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대안문화공간 ‘사이’

사이는 작고 예쁜 카페다. 다정한 느낌의 하늘색으로 단장된 카페는 이색적이면서도 튀지 않고 동네와 제법 잘 어울린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익숙한 커피향기에 마음까지 편안해지고 주인의 취향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 동네 대안문화공간을 목표로 만들어진 사이는 작지만 전시장과 영화상영장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생활강좌 등이 열리는 알찬 공간이다. 또 아이들의 놀이터로 활용되고 있는 앞마당 격인 공원을 연극 등의 공연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한 달에 한번 생활강좌를 단골손님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천연제습제를 만들어보고 이달에는 아크릴실을 이용해 수세미를 직접 떠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매달 첫 번째 토요일에는 특별 이벤트로 벼룩시장이 열린다. 이 벼룩시장은 이미 사이 손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데 옷, 생활소품, 책, 직접 만든 장신구 등을 들고 나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 이씨는 “사이는 뭔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항상 열려있어요. 사진․그림전시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카페를 무상 대여 해줄 계획이에요. 누구나 언제든 찾아와 소통하고 여유와 느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라고 말했다.

사이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커피를 비롯한 음료들의 맛이 좋다 . 또 그 가격은 너무 착해 카페운영이 살짝 염려되는 정도다. 커피와 홍차 등의 음료재료, 캐슈넛 등은 모두 공정거래무역 제품으로 윤리적 소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커피 맛이 좋기로 알음알음 입소문 나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카페의 한 귀퉁이에는 실 팔찌와 여권지갑, 국화차 등 아기자기한 수공 생활용품이 전시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전시․판매 역시 무료로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문의 070-4065-1034)

*소풍&사이

위치 전북 익산시 부송동 1034-11, 전화 070-4065-1034

온라인 카페 (http://cafe.naver.com/iksansopoog) 네이버 카페에서 ‘소풍방과후’ 검색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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