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가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사업이 의회의 벽을 넘지못하고 결국 무산됐다.
익산 발전을 견인할 250억 원 규모의 국비매칭사업이 ‘기독교계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일부 시의원들의 소신이 의심되는 결정’으로 결국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처럼 원불교가 추진하는 역점사업을 기독교계가 반대해 무산되면서 지역 사회에 종교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 각 진영이 추진하는 사업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예상되는 등 이번 결과가 향후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독교단체가 25일 오전 익산시청에서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지원 반대 시위를 벌이며, 추경 심의를 하고 있는 시의회를 압박했다.
상임위, 예결위 모두 '부결'
익산시의회는 25일 국제마음훈련원 건립 지원 사업비 총 31억원 중 5억원 승인 안건이 해당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에 이어 예결위원회에서도 부결됐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해 12월 회기에서 부결됐던 국제마음훈련원 지원안이 올해 재차 상정됐으나 기독교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가로막혀 올해 6월 회기에서 또다시 무산되고 말은 것이다.
먼저 제동을 건 것은 기획행정위원회. 지난해 12월 회기에서 통과됐던 안건이 이번 회기의 표결을 무기명으로 하자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실제 20일 기획행정위는 국제마음훈련원 건립 지원을 두고 의원간 의견이 충돌하자 전체 8명의 위원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반대 4, 찬성 3, 기권 1로 나타나 부결됐다. 따라서 이 안건은 부결상태로 예결위로 넘겨졌다.
상임위 부결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을 응원하는 시민 목소리가 지역사회에 비등하면서 예결위원들의 소신 있는 결정(부활)에 일말의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24일 열린 예결위 결과도 상임위와 마찬가지였다.
표결 방법을 놓고 장시간 논박을 벌인 7명의 예결위원들은 표결 방법을 기명 투표로 확정한 뒤 표결을 진행했고, 그 결과 반대 4, 찬성 3으로 예결위에서도 부결 처리됐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타 종교를 배타시하는 일부 기독교계의 시위 압박이 크게 작용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석은 의원들이 당락을 가를 정도로 많은 유권자를 신도로 확보하고 있는 기독교계의 압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다, 기명투표에 따른 노출이 뻔한 상태에서 소신 있는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하지만 이는 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자신의 표를 의식한 결정이었다는 무소신 의원을 방증하는 해석도 가능케 해 이에 대한 비판이 적지않다.
기독교계 '당연한 결과'환영 vs 시민들 '아쉬움에 싸늘한 시선'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찬반입장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먼저 의회 폐회날까지 신도들을 동원,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했던 기독교계는 의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면 마음훈련원 건립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히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찬성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반대를 주도한 기독교계와 이에 굴복한 시의회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독교계와 일부 시의원들이 종교도시 메카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찬물을 끼얹고 익산 발전에 발목을 잡았다는 게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찬성론자들은 특히, 일부 의원들이 종교계의 상생과 화합을 주도하기는 해 지역 발전을 모색하기는커녕 오히려 특정 종교에 휘둘려 지역 분란에 들러리 서고, 표를 얻기위해 지역 발전을 도외시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 강모 씨(38·송학동)는 “국제마음훈련원이 건립될 경우 일자리 창출은 물론 주변 볼거리, 즐길거리가 생기는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사업인데도 일부 의원들이 교계의 표를 의식해 소신 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시의회가 익산시 발전에 발목을 잡은 만큼 직접 그만큼의 국비를 확보해 오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사업은 익산 웅포면 대붕암리 일원에 총 사업비 252억 원(국비 126억원, 도비 31억5천만원, 시비 31억5천만원, 자부담 63억원)을 투입, 2016년까지 국제마음훈련원을 건립 예정인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