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63)는 며칠 전 일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킨다. 직장을 다니던 아들을 납치하고 있다는 납치범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
막내아들의 이름까지 정확히 대며 500만원을 즉시 입금하지 않으면 아들을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라는 협박을 받는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전화기 너머로 어렴풋이 성인 남자 울부짖음이 들리고 무서운 말로 협박하는 통해 김씨는 급히 통장을 챙겨 은행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납치를 당했다던 아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 때서야 김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동안 주춤하던 전화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이 또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금감원이나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과 우체국 등 금융기관 관련 사칭 등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가족 등을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 개통을 통한 대출을 해주겠다며 개통 서류 등을 요구해 받은 뒤 이를 보이스피싱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기범들은 핸드폰을 개통해 3개월 기본료 유지 후 해지해 이를 갖고 대출을 해준다고 유혹해 핸드폰은 일명 대포폰으로 판매해 엄청난 핸드폰 요금을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핸드폰 소액 대출 알선을 위해 필요하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소액결제를 시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자로 오는 소액 대출 등 안내 대부분 보이스피싱 문자임에도 유수의 금융기관을 사칭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납치·협박의 경우 당황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고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거나 있을 만한 곳에 직접 가서 확인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전화로 주민번호, 휴대전화번호, 예금계좌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해당기관에 전화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예전보다 줄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꾸준히 신고접수가 되고 있다”며 “경찰 등 사법기관과 은행권을 사칭하는 경우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응대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