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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에서 노는 맛, 짭짤하지요~”

우리 동네 문화사랑방, 작은도서관에 가다

등록일 2013년02월21일 18시39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조각조각 사라져버리는 자투리 시간을 큰 그림으로 이어주는 곳이 있다. 따뜻한 불빛과 이야기가 깜박깜박 살아있고, 그 불빛 아래 앉아 책을 읽을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져 오는 곳, 바라보면 그리웁고 생각하면 정다운, 머지않은 곳에 ‘작은도서관’이 있다.

# ‘짬짬이 독서’로 책과 가까이~

익산시 팔봉동 기안파인골드빌2차아파트 안에 자리한 글마루작은도서관.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룻바닥과 책장이 조화를 이룬 아담한 풍경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창문 밖으로는 이웃한 아파트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2009년 2월 문을 연 글마루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스스로 꾸린 도서관이다. 아파트 한 채를 도서관으로 개조해 만든 덕분에 주민들은 내 집과 꼭 닮은 도서관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독서를 즐기고 있다.

이용자들을 위해 유아실, 프로그램실, 독서실, 열린공간 등 오밀조밀하게 나뉜 글마루작은도서관은 창의과학 수업을 비롯해 독서토론, 종이접기, 홈패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매주 진행되며 주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세 살배기 꼬마 아이들은 미끄럼틀이 놓인 유아실에서, 초중학생들은 책걸상이 놓인 공간을 독서실 삼아 공부 삼매경에 빠진다. 주민들의 친교 모임도 멀리 갈 것 없이 도서관에서 이뤄진다. 외출할 때 아이를 잠시 도서관에 맡기는 이도 있는가 하면, 학원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짬짬이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도 있다.

글마루작은도서관 이선호 자원봉사실장은 “자주 보며 사소한 안부까지 챙기다 보니 큰 도서관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끈끈한 인간관계도 형성되고, 아이들은 엄마를 따라 도서관에 들르며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 ‘주민이 주인공’이 된다

익산시 동산동 동산사회복지관 2층에 자리한 동산작은도서관에서는 2월 15일 ‘빛그림 동화’가 상영됐다. 따뜻한 온돌 바닥에 저마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꼬마 손님들은 자신들의 목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그림책 주인공이 신기한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림책을 스캔해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하는 ‘빛그림 동화’는 동산작은도서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동화 주인공에 아이들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 인기의 비결. 때론 사자처럼, 때론 토끼처럼 변신하며 녹음에 열중하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에 빠져든다.

2007년 문을 연 동산작은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빛그림 동화를 비롯해 주민들이 강사로 나서는 재능기부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전북외고 영어․일어과에 재학 중인 소은찬(19) 양이 영어스토리텔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산작은도서관 이희라 사서는 “예쁜 누나, 언니가 친근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영어동화는 아이들에게도 인기만점”이라며 “이 외에도 학부모 모임에서 주최한 인형극을 비롯해 리본공예, 퀼트 등의 재능기부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 도서관에 ‘길들여지다’

송학동주민자치센터 3층에 위치한 예솔작은도서관은 송학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들과 삼성어린이집 아이들이 단골손님이다. 매주 1회씩 도서관 나들이에 나서는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골라 읽고 선생님의 동화구연에 귀를 기울이며 도서관과 가까워지고 책에 길들여진다. 도서관을 나설 때엔 옆구리에 책 한권씩을 끼고 돌아선다.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작은도서관을 이용했다는 김하영 양(9, 송학초 2년)은 “도서관에 오는 게 습관이 되었다”며 “언니와 오빠가 학원에 가 있는 동안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한다.

예솔작은도서관에서도 영화상영과 피아노, 중국어, 가베 등 요일별 풍성한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모둠 한반에서 출발해 현재 4개 반 총 30여명으로 성장한 논술수업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논술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그날그날 읽은 책과 나눈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글로 풀어낸다.

강민정(44) 논술 교사는 “아이들이 서술형 글쓰기에 겁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2년간 수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짧은 글이지만 책과 글쓰기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익산시에는 초등학교에 설치된 학교마을도서관을 비롯해 주민자치센터와 사회복지관, 아파트단지 등에 작은도서관 21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작은도서관은 규모는 작지만 가족간의 정을 키우고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며 주민들의 힘으로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

익산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올해 동산동 여울 휴먼시아2단지아파트에 꿈드림작은도서관을추가로 조성하여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문화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도서관 운영자 인건비도 인상해 전문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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