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2만의 작은도시 익산시는 지난 10월 12일 국내 대형유통업계 빅3의 각축장이 되었다. 이날 먼저 입점한 롯데마트가 숨을 죽인 가운데, 이마트와 삼성홈플러스는 개점 당일 각각 12~13억원씩을 쓸어담아 서울로 보냈다.
익산시 관내 9곳의 재래시장이 장사가 가장 잘되는 추석 대목에 총 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대형마트 3사의 하루 매출은 9개 재래시장이 대목때 올리는 매출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사실을 조사한 김재홍의원은, 이들 대형마트를 비판하는 논점이 자유시장경제의 체제를 해치는데 있는 게 아니고,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자치경제와 서민경제를 보호하려는데 있다고 설명한다.
대형마트들이 결산 다음날 매출액 전액을 서울로 송금하고, 매장에서 취급하는 이 지역 농축산물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며, 공산품의 경우 거의 모두 타지 산품 일색으로 지역생산물의 평균 판매율이 27%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이 그 배경이다.
대형마트는 돈의 수도권집중을 가속화시키는 등 국가균형발전을 가로막는 핵심적 장애로서 지역경제권 안에서 수입과 지출행위를 하는 경제주체들의 순기능을 잠식, 시장경제의 절대 명제인 경제순환 질서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형마트는 현진법인화를 한사코 거부하고 법인세 주민세 등을 서울에 납부하는 등 지역경제주체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마저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마트는 나아가 재래시장에서 3,500원에 파는 계란 한판을 2,000원에 덤핑판매 하는가 하면, 옷 수선집을 비롯한 가전제품 수리점, 심지어 우산수리점까지 망라해두고 그나마 고객들을 싹쓸이 하고 있다.
이같은 상도에 어긋나는 거상들의 횡포는 익산시관내 재래시장 9곳에 9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인 4,500여명을 조만간 실직자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그러면서도 대형마트들은 기부행위와 같은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데 너무나 인색하다. 김재홍의원에 따르면, 익산의 롯데 마트의 경우 2005년 매출액이 927여억원에 이르렀지만, 같은 해 이 지역에 내놓은 기부금은 통틀어 노약자 지원으로 내놓은 800만원이 고작이었다.
자치기반 붕괴의 핵 대형마트
대형유통마트와 지역경제의 상생 관련 국회 입법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기조연설에 나선 김재홍 의원(전국구, 열린우리당)은 "대형마트들이 최소한의 경제주체로서의 의무 조차 저버리고 지역경제를 순환장애에 빠뜨리고 있다"고 갈파했다. 대형 마트가 지역경제권의 돈을 빨아다가 서울로 보내는 흡전귀(吸錢鬼)로서 지역경제를 고사시키면서 국가균형 발전을 가로막는 핵심적 장애라는 것이다. 익산에서는 수입만 올리고 지출은 서울에서 하는 이기적이고 약탈적인 경제행위를 더이상 좌시할 경우 지역경제와 자치단체의 존립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소통뉴스는 이날 토론자들의 발표를 바탕으로 대형마트의 문제점을 재조명해 보고 대형마트와 지역경제간 상생 방안 마련의 중지를 모으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편잡자 주>
상- 흡전귀(吸錢鬼)
중- 자유시장
하- 공존과 상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