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는 아름다운 부자(父子)가 있어 이 시대 진정한 부자(富者)가 무엇인지 새삼 깨우쳐 주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5일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이동혁(44세) 씨가 선친이 평생 수집해온 백제 토기 단경호 등 유물 341건 438점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동혁 씨는 지난 3월 9일 별세한 부친 이금승(남중동, 71세) 씨의 유품 중에 많은 양의 가치 있는 유물이 나와 작은 아버지 이영승 씨와 평소 알고 지내던 석공 명장 김종원 씨, 익산고도주민협의회 사무국장 강중근 씨 등과 상의하여 시에 기증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에 기증한 유물은 이금승 씨가 1975년부터 1994년까지 20년 동안 남성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수집한 것으로써 토기, 자기, 옹기, 목제품, 청동제품, 고문서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또 시대적으로는 마한시대 유물로부터 백제, 신라, 고려, 조선시대는 물론 최근까지 사용된 민속자료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매우 방대한 양이라 할 수 있다.
이동혁 씨는 “선친이 개인적인 영화가 아니라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유물을 수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친 뜻에 따라 유물을 고향 익산시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전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익산시에서 이렇게 여러 시대에 걸친 다양한 종류의 많은 유물을 기증받은 사례는 처음이다”며 “이번 기증을 계기로 더 많은 유물 기증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기증자의 고귀한 뜻을 기려 유물을 마한관에 전시하고 학생들의 역사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진행하고 있는 마한관의 제1종 박물관 등록 자료로도 유용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동혁 씨는 익산시 남중동에서 태어나 원광중학교, 원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