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이 설 명절 이후 곧바로 총선체제에 돌입하면서 익산 정가에도 공천 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댕겨졌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전북과 전남 등 호남지역 공천과 관련해 ‘밀실·나눠먹기 공천’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지역정가에도 상당한 ‘공천 칼바람’이 예상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여야 모두 역대 어느 때보다 물갈이 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어서 해당 현역 의원들의 강한 반발과 함께 공천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총선체제 돌입
2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8일 이전 총선기획단을 발족, 큰 틀의 총선전략과 일정 등 로드맵 마련에 나선다. 총선기획단장은 사무총장 또는 당내 중진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공심위 구성을 완료하고 공천기준과 방식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공심위는 내·외부 인사 15명 이내로 구성되며, 공심위원장은 당내 인사가 맡을 가능성과 함께 개혁공천의 취지를 살려 명망 있고 참신한 외부인사가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무엇보다 한명숙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공천개혁’을 강조하며 텃밭인 전북과 전남 등 호남을 필두로 대대적인 물갈이를 천명한 것 등을 종합할 때 이번 총선 공천은 역대 어느 때보다 현역의원의 물갈이 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심위가 구성되면 우선 '현역의원 평가'가 선행된다. 평가 방식도 공심위에서 결정된다. 역대 선거에서 볼 때 여론조사 등을 통한 교체지수 및 현역 의원 지지도, 국회 의정활동 점수 등이 평가점수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도출된 평가지수를 근거로 현역 의원의 공천배제 여부가 결정된다.
일단 현역 의원 교체 여부가 일단락되면 본격적인 후보자 선발을 실시한다. 예비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인지도 및 지지도, 도덕성 및 자질, 당 기여도 등의 평가를 거쳐 후보자를 압축하고, 공심위 면접을 통해 최종 낙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후보자를 대상으로 오는 3월22∼23일 총선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공심위는 3월 중순까지는 공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익산도 공천 칼바람 부나'
이 같이 공심위의 심사기준 및 평가에 따라 현역의원 물갈이 폭은 물론 예비후보들의 공천 희비가 엇갈린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지역정가에서도 ‘공천 폭과 방향 등 공천 룰’에 예의주시하며 그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욱이 호남 의원들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도내 다선 현역의원들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지역구를 포기하거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호남 현역의원은 전북의 경우 정세균 상임고문(진안·무주·장수·임실), 정동영 상임고문(전주 덕진), 장세환 의원(전주 완산을) 등 3명이며, 전남의 경우 김효석 의원(담양·곡성·구례), 유선호 의원(영암·강진·장흥) 등 2명이다.
특히 호남 물갈이론은 각종 선거마다 공론화 된데다 올 총선은 대선을 앞두고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지역민심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물갈이설이 끊이지 않았던 도내 다선의원 선거구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익산에서는 3선 중진의 조배숙의원이 수성하고 있는 을 선거구가 바로 그 관심 지역이다.
현재 조 의원은 최근 4선 도전 공식기자회견을 갖는 등 강력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강조했던 당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정치신인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현역의원과 대결구도를 펼치고 있어 당 경선룰은 당초 구상한대로 ‘국민참여경선’을 토대로 하되, 당원 참여 비율을 줄 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당 구성과 지도부가 크게 달라져 총선 공천전 상황 전개를 예상하기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물갈이에 대한 지역민심이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에 지역 민심이 안좋은 지역은 어떻게든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