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조성 구역내인 익산시 낭산면 구평리 일대의 1만여평 부지에 석분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모습.

익산 낭산면 일원의 산업단지공사 현장 내에 석분폐기물 수십만톤이 산더미처럼 쌓인 채 방치돼 있어 비산 석분 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특히, 이곳 1만여 평의 부지에 방치된 폐기물 량이 수십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볼 때, 이곳에서 석재공장을 운영했던 업체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에 걸쳐 이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관계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인지했으면서도 현장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이를 사실상 묵인내지는 방치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문제의 현장은 현재 산업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인 익산시 낭산면 구평리 979-51번지 일대. 1만평 정도로 추정되는 이 부지에는 석분폐기물 수십만 톤이 산더미처럼 쌓인 채 방치돼 있다.

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건축폐기물과 대형 폐타이어들도 석분들과 뒤섞여 널브러져 있는 광경.

뿐만아니라, 이곳에는 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건축폐기물과 대형 폐타이어들도 석분들과 뒤섞인 채 부지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상태다.

또한 일부 부지에는 석분과 물이 뒤범벅 된 슬러지가 굳은 채로 인근 수로에 가득 메워져있는가 하면, 일부 저지대쪽은 쌓인 세월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발생 초기 색깔인 흰 회색에서 검은 회색빛으로 변색된 채 층을 이뤄 켜켜이 쌓여있다.

더욱이, 이곳에서 발생된 석분폐기물이 덮개도 없이 방치되는 바람에 바람이 부는 날이면 석분이 인근의 동네를 뒤덮고, 우수시에는 인근의 도로로 유출되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이곳을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이 일대는 엄청난 양의 석분 폐기물 위로 뿌연 석분 비산먼지가 가득 뒤덮여 마치 석분 폐기물 매립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야적,방치된 석분 폐기물을 육안과 도보 등으로 추산할 때, 넓이와 높이가 각각 1만여 평과 약 7m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고, 이를 감안하면 그 면적은 23만1천m3(세제곱미터)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10톤 트럭 2만3천1백대 분의 양이다.

석분과 물이 뒤범벅 된 슬러지가 굳은 채로 인근 수로에 가득 메워져있는 모습.

방대한 폐기물 ‘왜’‥불법 매립 ‘의구심’
익산시에 따르면, 이곳은 S석재와 J석재, 또 다른 S석재 등 5개 업체가 석재 가공 공장을 운영하던 곳이다. 이 석분 폐기물 등은 이들 업체들이 지난 수십 년간 공장을 가동하면서 발생한 석분을 이곳에 야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 가운데 S, J, 또 다른 S 등 3업체는 지난 2007년 11월경에 불법 사실이 적발돼 행정당국에게 고발 조치된 뒤 검찰로부터 조치명령을 받은 바 있으며, 이중 S업체는 2009년 6월경에도 적발돼 재차 고발조치 된 바 있다.

그런데, 산단 용지로 포함돼 가동이 중단된 이들 업체들의 공장 부지와 주변에서 엄청난 양의 석분 폐기물이 남게 되면서, 그동안 이들이 단속을 눈을 피해 부지 인근에 ‘불법으로 매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십 년 동안에 걸쳐 사업을 해 오면서 조금씩 쌓인 것은 맞지만 고의로 매립한 것은 아니다”며 “석재조합에서 폐수처리시설을 늘리라고 해서 3칸에서 2칸 더 늘리는 등 적법하게 처리했고, 지난 적발건도 억울한 면이 적지 않다”고 해명했다.

일부 저지대쪽 폐기물은 쌓인 세월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발생 초기 색깔인 흰 회색에서 검은 회색빛으로 변색된 채 층을 이뤄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방대한 석분 량과 저지대쪽에 변색된 석분을 보면, 오래전부터 석분이 매립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14조 별표5 의 문항에는 "사업장에서 발생된 폐기물은 보관이 시작되는 날로부터 90일을 초과하여 보관해서는 안 된다" 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그동안 법대로 정상 처리했다면 이 같이 엄청난 량의 폐기물이 남을 수 없고, 색깔이 변할 정도로 오래 보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석분 폐기물들이 누가 언제부터 발생시켰고, 적법했다면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처리했는지, 그리고 야적된 수십만 톤은 왜 쌓여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감독기관인 행정의 역할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수만 톤의 석분 폐기물이 방치돼있다는 본보의 지적에도 기본적인 현장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직무를 등한시하고 있다.

청소과 관계자는 “석재 업체들의 불법 사실을 적발해 2007년엔 3곳, 2009년엔 1곳을 고발조치했다”며 “2009년 점검 당시 육안으로 봤을 때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분의 특성상 3~4개월 사이에도 많은 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확인만 해보면 제기된 문제점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행정은 과거 지도단속 사실을 설명할 뿐, 현재 가동 중단된 공장부지 상황이 어느 정도의 상태이며, 또 어느 정도 불법 야적 방치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바로 인근의 밭은 붉은 황토빛을 띄며, 석분폐기물로 산을 이룬 이곳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석분 폐기물 처리 ‘소극적’…산단 조성 차질 우려
더 문제는 석분폐기물 처리가 적법 처리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산단 조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익산시는 석재공장부지가 산단 용지로 포함됨에 따라 이미 그에 따른 토지, 건축물, 기계설비 등에 대한 보상을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미 보상을 다 받아놓고도 이 폐기물 처리에는 소극적이다. 현재 업체들은 이 폐기물에 대한 전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시공사가 장비를 투입해 골라 놓은, 이른바 돈이 되는 골재만 골라서 간간이 처리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익산시와 시공사는 산단 조성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먼저 해당업체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토록 적극적으로 종용하고 있으며, 특히 이 업체들이 장기간 처리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이 폐기물에 대한 ‘산단 저지대의 보조기층재 활용여부’ 등을 감리단 및 시공사와 협의해 상급기관에 유권해석을 구할 예정이다. 

경영개발과 관계자는 “산단 용지에 포함된 석재 업체들에 대한 보상은 이미 오래전에 마쳤지만 업체들이 해당 폐기물에 대한 처리에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업체들이 조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종용하고 있지만 협조가 안 되고 있다”며 “산단 조성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인 업체 설득과 ‘법적 검토나 활용 여부’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SK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진 일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차질을 빚을수도 있다"며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석재업체들을 독려하는 것은 물론 행정과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건축폐기물이 석분들과 뒤섞인 채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