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서동축제의 현주소
지난해 열렸던 서동축제가 지역정체성이 결여된 천편일률적인 타유사축제 프로그램 나열에 불과하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익산의 독특한 산업자원과 문화·예술자원을 상호 연계해 서동축제를 생산적인 컨텐츠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졸속 축제에 머물게 하는 원인은 위원회 구성 과정을 공무원들이 부당하게 개입하고, 축제에 관한 공무원들의 텅빈 마인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진단도 뒤따른다. 본지는 축제가 정체성 알리기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혈세를 좀먹고 있는 현장을 짚어보고 서동축제를 진정한 시민들의 축제로 돌려주는데 기여코자 한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가. 준비 부실/ 나. 공모 불투명/ 다. 차별성 부재/ 라. 졸속 행사/ 마. 지역인프라 참여 미미/ 바. 식물기구/ 사. 불충분한 연구/ 아. 불순한 위원회/ 자. 생산적 컨텐츠 부재/ 차. 유명무실한 서동선발대회/ 카. 시민 소외
2006 서동축제가 익산이 지닌 아이덴티티를 살리지 못하고 타지역의 영웅축제들과 지나치게 유사한 프로그램을 편성한데다, 생산적인 컨텐츠를 마련하지 못한 채 시민들의 소비를 강요하는 폐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축제 전문가들은, 축제에 지역의 정체성이 녹아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관주도의 축제운영에서 민간주도로 전환하고,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감독을 선임하여 지난해에는 3천만원의 급여를 지급했으며 올해는 2천5백만원을 지급하는데 전혀 나아진 게 없다면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는 관점에서 조직의 전면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전문가들은 또 "서동축제 프로그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동소이하다"고 짚고 "내용을 보면 타지역의 이순신, 장보고, 홍길동 축제 등 영웅축제와 하등에 다를 게 없다"며, "이처럼 여타의 축제와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는 똑같은 이벤트성 축제를 운영하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축제 운영본부를 별도로 마련한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남정숙 성균관대학교 종합인력개발원 문화전략연구원장은 "익산은 범상치 않은 삶을 살다간 서동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서동요가 탄생되었던 국내유일의 민속동요 발생지이기도 하다"면서 "이러한 컨텐츠로 개발할 만한 문화자원이 풍부한 익산시가, 대표축제를 운영하면서 시민과 타지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감성적 효익을 안겨주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왕의 무(武)자는 창과 그칠지자가 합해진 형성문자로 전쟁을 멈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며 "프로그램에 전쟁보다는 평화와 서동·선화의 사랑이 부각돼야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역축제는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개발하고 축적시켜 자산으로 남기는데 기여해야 하지만, 서동축제는 문화유산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먹고 놀자판의 소비 축제로 전락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원광대학교 행정학과 서휘석 교수는 "항상 똑같은 판돌리기식 축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월부터는 축제를 준비하고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컨텐츠를 만들어야 제대로 된 축제를 선보일 수 있는데, 축제 기일이 임박해서야 프로그램안을 정하고 운영본부장을 앞세워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는 익산시의 행태가 근본적인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서교수는 또 "어떤 문제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찬반논증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일단 안을 세우면 주위의 의견을 묵살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행정기관의 관치적 사고는 비단 서동축제와 관련해서만이 아니라 혁신의 시대에 동참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구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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