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희망자 위주로 실시하던 공무원 '인사 교류'를 행정자치부의 지침과 단체장의 강한 인적 쇄신 의지에 따라 오는 7월 민선 5기 첫 인사부터 이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지만, 추진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점이 산재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이는 해당 공무원이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인사 교류를 기피하고 있는데다, 계획 교류방식에 의하더라도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어 시행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방공무원의 인사 교류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희망에 의해 실시해 왔던 인사교류를 오는 7월부터 ‘계획 교류’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같은 행자부 방침에 발맞춰 민선 4기에 이어 민선 5기를 이끌 이한수 시장도 선거 직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방지와 책임행정 구현을 위해 도내 지자체간 인사교류를 대폭으로 실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희망교류’의 경우 도와 시·군간, 중앙과 지방간 연고지 배치 등에 개인 의사를 반영해 자율성을 띤 반면 ‘계획교류’는 자치단체별 4-6급 직위의 일정비율을 1대1 교류 직위로 정해 의무적으로 매년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들은 2년간 교류 후 원 소속 자치단체로의 복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교류 대상자에게는 교류가점 (0.05점, 최대 1.8점), 특별승급(1호봉), 근무성적 및 성과급 지급우대(최소 A등급) 등 인사 혜택이 주어지며, 해당 자치단체에는 재정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4급∼6급 정원의 20% 범위 안에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한 지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난 4월께 전국 지자체에 인사교류 운영지침을 내려 보냈다.
행안부가 분석한 자치단체별 교류인원 산정기준에 따르면 익산시는 4급에서 1명, 5급에서 2명, 6급에서 3명 등 매년 6명 이상을 의무적으로 도내 시·군, 타 지자체와 교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인사 교류 방식에 대해 공무원들 대다수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희망 교류의 경우 당사자와 해당 지자체 간 합의에 의해 교류가 추진돼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 계획 교류는 원거리 교류에 따른 생활권 변동과 자녀 교육 문제, 인사 불이익 등으로 인사 불만이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익산시가 최근 4-6급 직위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사 교류 신청을 받은 결과 △ 4급 0명 △5급 1명 △6급 3명에 그치는 등 인사교류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류 근무시 승진이 빨랐던 관선시대와 달리 민선시대에는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복귀가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사교류의 근본 취지가 민선 단체장들의 미운털이 박힌 공직자를 방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개연성이 높아 오히려 공직사회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해당 공무원이 인사 교류에 동의 한다해도 원하는 직위에 사람이 몰릴 경우 이를 가려낼 기준과 원칙이 없어 자칫 ‘또 다른 줄서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이 이 시장은 행자부 지침과 자신의 강한 인적 쇄신 의지로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익산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계획이지만, 공무원들의 기피와 강제 할 수 없는 규정 등으로 '인사 교류'가 사실상 소폭에 그칠 공산이 높아졌다.
이에, 공직 비리 척결과 책임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이 시장의 강한 인적 쇄신 구상이 이 같은 걸림돌에 막혀 용두사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익산시 한 공무원은 "일정 부분 다른 지자체와의 인사교류는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공무원 비리는 인사교류로만 근절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자신의 '마인드' 문제"라며, “법적으로 강제적인 인사교류는 할수 없다고 하지만, 희망자가 없을 경우 상사에 미운털이 박힌 공무원을 인사 교류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제도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