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문가와 일반시민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을 통해 입후보자를 최종 선정하는 이른바 ‘시민공천 배심원제’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방안 도입에 대해 현직 단체장 등 기득권층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일부 입지자들은 '시민+당원' 형태의 국민경선제를 선호하는 등 저마다 입장에 따라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도입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예상된다.
27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통합과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원기)는 전문가와 일반시민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을 통해 지방선거 입후보자를 최종 선정하는 '시민공천 배심원제' 내용 등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마련,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장시간 찬반 격론이 벌였으며, 이번 개정안은 내부 공론화와 의결 절차를 거쳐 내년 1월께 관련 당헌을 개정할 방침이다.
혁신과 통합위원회가 추진중인 '시민공천 배심원제'는 각계 인사로 이뤄진 전문가그룹과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공천심사위가 1차로 압축한 후보군을 상대로 심층토론을 거쳐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뽑는 제도이다. 해당 지역 주민과 전국적인 전문가 그룹을 같은 비율로 무작위로 뽑아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선거인단 중에서 선정한 배심원단이 후보를 가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조직이나 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인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기존 ‘일반국민+당원 경선’ 제도의 한계에서 벗어나 정밀한 검증 과정을 거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가려내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 방식이 도입될 경우 국민경선제 등 기존의 ‘현장투표를 통한 공천’은 사라질 전망이어서 공천 경쟁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방식이 국민경선제의 폐해를 방지하고 민심을 반영한 후보자를 공천 할 수 있느냐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어서 이 방안의 도입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쟁 구도에서 앞선 후보측의 반발은 물론 배심원단 선정 권한을 중앙당에 둘 것인지 시도당에 일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되고, 또 공천을 좌우하는 배심원단 구성을 놓고 후보간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해 보이는데다 배심원 수나 선거인단 수를 몇 명으로 정하느냐를 놓고도 상당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방안의 도입을 둘러싸고 공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장 당내 비주류 진영에서는 특정 계파를 배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배심원의 규모와 투표 방식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한 가운데, 도입 여부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제도의 적용은 전체 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지역 또는 전략공천지역이 유력한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갖가지 상황에 대해 중앙당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지만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적용여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접한 지역의 한 입지자는 “현역에 비해 인지도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정치 신인들에게 오히려 기회를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 같다”며 “문제는 배심원들을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구성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지자는 "지방후보를 특정집단이 뽑을 경우 당 지도부의 입김이 개입될 수 있고 특히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거수기 역할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 반대 한다”고 부정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민주당은 내년 1월 중순께 내년 지방선거 공천 방식을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선 방식에 대한 내부 이견이 많은 게 현실이어서 오는 2월 예비후보 등록 직전에나 최종 방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