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참석한 두 어린이가 고사리 손에 촛불을 들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익산시민 2만여명이 함께 울었다.
28일 저녁 7시 30분부터 익산역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익산시민 추모제’에는 2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익산시민추모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남녀노소 모두 한 손에 촛불을 든 채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이날 추모제는 갑작스레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담아 지난 26일 익산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와 익산노사모 등이 결성한 노 전 대통령 익산시민추모위원회가 마련한 것이다.
추모제는 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추모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진혼굿(살풀이),추모사, 추모노래, 추모시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추모공연은 시립예술단과 익산참여연대에서, 추모사는 노사모와 시민단체 대표가 함께 준비 했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은 ‘시민단체협의회’에서 준비했다.
슬픔을 참지못한 추모객들이 분양소 영전에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상영되자, 영상을 지켜보던 많은 조문객들은 눈가에 눈시울을 붉혔고 일부 조문객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기도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추모사와 추모시 낭송, 추모노래 공연 등이 이어지면서 조문객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특히,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상록수와 솔아 솔아 푸른솔아, 작은 연인들 등 추모곡이 연주되자 이를 따라 합창하며 이내 눈시울을 적셨다.
어양동에 사는 이 모(40) 주부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보니까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며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세상 온갖 시름 다 잊으시고 편히 지내셨으면하는 바람이다”고 흐느꼈다.
중앙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김 모(37)씨는 “익산역광장에 분향소가 세워진 지난 25일부터 하루에 한 번 씩 이곳을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며 “올 때마다 갑자기 서거하신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 현장에는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부터 지팡이를 짚은 백발의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를 불문하고 참여, 모두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에는 분향을 하기 위해 줄지은 조문객들로 넘쳐나 익산역광장을 추모행렬이 똬리모양으로 여러 겹 에워싸 늘어섰고, 그것도 모자라 길 건너 중앙동 상가지역까지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모신 분향소와 추모식장에는 조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추모식장에는 이같은 추모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듯 현직 시의원과 도의원은 물론 활동이 뜸하던 정치인들까지 목격되는 등 익산지역 전,현직 정치인이 총출동해 시민들의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런 경건한 애도의 물결과 달리, 추모 인파속을 돌며 '눈도장'을 찍느라 분주한 이른바 '염불보다 잿밥'에만 신경쓰는 '철딱서니 없는 속물정치인'이 종종 목격돼 추모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추모위측은 분향소의 조문객이 이처럼 장사진을 이루자 분향을 10~20여명씩 단체로 줄지어 올리도록 유도, 조문 편의를 도왔다.
공식 추모식 행사가 마친 뒤에도 조문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져 추모객들의 분향은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계속됐다.
익산시민추모위 관계자는 “파란만장한 정치적 행보를 걷고 대통령자리에까지 올랐던 그 였지만 주워진 특권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권위주의와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의 행적은 우리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정치사에 유례없는 비극이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대통령 문화가, 우리 정치·사회가 무엇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총체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또한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할 책무도 함께 지니고 있다”고 추모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