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벽두는 익산이 ‘사람’과 ‘공동체’의 본질에서 비전을 찾아가는 출발점이다. 익산 사람들 가운데 이 고장을 생활터전으로 삼겠다는 이는 드물고, 부모들은 할 수 만 있다면 자녀들을 타지로 내 보내고 싶어하는 데서 비롯된 주문이다.
특히, 자치단체는 ‘사람’을 경쟁력으로 삼아야 하는데, 익산지역 시민들의 시정참여와 관련된 민도는 대체로 낮고, 이로 인한 주체의식 결여는 팽배한 냉소주의와 피해의식을 낳아 ‘지역공동화(空洞化)’라는 양화를 구축하고 있다.
익산의 인구는 지난 해 11월 말 현재 30만9,78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말 이래 월 평균 299명씩 5년 동안 한 번도 일어서지 못하고 곤두박질쳐 1만7,656명이 감소한 결과다. 이를 감안하면, 2개 국회의석을 유지할 수 있는 총선 인구 상한선(30만4,129명)도 차기 총선 이전인 내년 6월이면 무너질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 같은 인구 감소추세는 국회의석 하나를 꿀꺽 집어삼키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내 중소상인들과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의 생존환경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소비중심 도시의 기능이 약화된데 따른 여파는 익산지역사회 전반의 붕괴를 주도하고 있다.
이 처럼 익산지역 공동체의 정서가 사질화(沙質化)로 인해 수습이 안 될 정도로 철저하게 궤멸되어가는 현실은, 민선 4기가 협치를 도외시하고 관치일변도의 시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모래알은 화학적인 매개를 동원해 골재로 쓸 수 있지만, 한번 사용되면 복원력이 떨어진다. 섞이되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조화. 이것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고 다소 어렵지만 반드시 구가해야 할 협치의 결과물이다.
선출직 단체장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의 요체가 바로 ‘협치’라는 관점에서, 사람을 끌어안는 공동체회복과 의사존중, 협력시스템 구축으로 자치단체의 성장동력을 환류시켜야 한다는 요구를 더 이상 방기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 표를 얻기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다투면서 전투를 우선시하는 조급한 전술구사는 사전선거운동 시비만을 불러들이는 악재가 될 뿐이다. 기실 전략이 성공하면 전투가 필요 없게 된다.
시민 위에 군림하는 관치적 관성을 근절하고 협치가 요구하는 환경 변화에 대해 자치단체 활동을 전체적, 계획적으로 적응시키는 것. 변동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자치단체의 존속과 성장을 꾀하는 것이 곧 민선 4기가 세워야 할 필승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