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回顧
제8대 전라북도 의회에 입성하여 익산시 제4선거구 주민의 대표로서 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몸으로 경험하며 전반기 2년을 보냈고, 이제는 성숙미를 자아내야 할 것 같은 후반기에 들어 서있는 중이다.
나에게 지난 전반기 2년 동안은 의원으로서 중심을 잡기위한 고뇌의 시간들이었고, 나를 의회로 보내준 지역주민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기 위한 일종의 투쟁의 시간들이었다.
엄격함보다는 고결한 공평함과 표현의 자유를, 그리고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원상을 마음에 그려놓고, 이를 위해 기본원칙과 참여에 무게를 두고 현장을 찾았다.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비판과 견제기능에 흠집 내지 않기 위해, 그리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주기 위해, 어느 순간에도 쉽게 지나치지 않았다.
나의 짧은 의정활동 경험에 의하면, 의원의 의정활동은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으로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영역도 광범위하려니와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과 장소, 그리고 그것을 대변하는 나의 채널도 별도로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릇에 담을 수 있을 만큼, 공식적인 2년 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해 의회 내와 의회 밖의 채널로 분류해보면 의회 내에서는 두 차례의 행정사무감사, 세 차례의 도정질문, 그리고 사안별로 제기한 5분 발언, 예산심의, 조례심사, 특별위원회의 조사활동 등을 담을 수 있다. 반면 의회 밖의 채널은 주로 지면을 빌어 내 의견을 피력하거나, 지역주민,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주민의 대변인역할에 관한 틀을 그려내었다.
지난 전반기 의회에서는 행정자치위원으로서 도정에 있어서는 집행기관의 전반적인 인사, 조직, 재정, 예산에 폭넓게 관심을 가졌다. 그 중 가장 중점을 둔 것 중 하나는 기본적인 프로세스에 관한 것이었다. 다수의 참여가 정당하게 보장되어 있는지, 그 정책이 공공의 이익을 담고 있는지, 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는 않는지, 그리고 그 정책의 추진 방향은 어떻게 설정되어 있고, 어떤 방향이 제대로 된 방향인지, 그 성과는 어떠할지에 대한 그런 고민이었다.
또한, 도정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각종 사안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기되어왔던 도민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의회단상에 섰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관 주도적 도민운동을 반대하며 자발적 참여가 보장된 도민운동을 촉구하였고, 인사행정의 투명성 강조와 고위공직자의 자세, 글로벌해외연수사업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방안, 그리고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대책에 관해서였다. 그리고 신뢰할만한 품격을 갖춘 전라북도 감사부서의 역할을 촉구하였고,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 쇠고기 수입개방에 대한 민의를 전달하고자 작은 촛불이 전하는 메시지를 도정에 주문하였다.
때로는 집행부와 의회의 협력시스템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였으며, 2007년에 우리가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를 무자년에 기억할 것과 노무현 전 대통령방문에 있어서는 전북도에 자존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내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중 하나이자 꼭 해결하고픈 과제는 새만금 수질개선과 왕궁 축산단지 이주문제였다. 이 문제는 도정질문와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미력하나마 동분서주하며 활동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활동 중 한센인들의 한 많은 삶과 인권에 대한 접근은 아마도 내 의정활동의 동력이 되어 지역과 주민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게 해 준 사안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한센인들의 인권에 대한 접근과 그 분들의 복지의 문제는 지금도 나를 목마르게 한다.
좀더 지역적으로 보면, 나는 영등1동, 동산동, 금마면, 왕궁면, 춘포면, 팔봉동 주민을 대표하고 있는 익산시 제4선거구 출신이다.
지역혁안에 있어서는 역세권 및 구도심활성화, 식품클러스터 유치 등 굵직한 현안과 우리 지역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환경조성에 무게를 두었다. 그리고 익산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나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최대한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했다. 지면을 통해 익산발전을 위한 제3의 길을 제시하며 국가식품클러스터지정과 익산, 해가 바뀔 때 마다 이슈가 된 KTX정차역, 익산대와 전북대 통합문제, 익산과 연계되는 전라북도의 SOC의 문제점, 농진청 폐지와 농민의 문제, 그리고 대학이 지니는 의미 등 익산의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논리와 방법론을 주창해보면서 현실 속에서 대안을 찾기 위해 고민했고 노력했다.
어떤 때에는 여러 사안들이 서로 다른 실타래들이 복잡하게 엉켜있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며 정리해야 했고, 또 어느 때는 나의 신념이 왜곡되어 팩션(faction)으로 재편집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흔히들 인생은 혼자이고, 정치인은 고독하다고 했던 말을 체득하긴 했지만, 난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동안 잦은 바람에 유혹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독을 느낄지언정 흔들림 없이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나와 날 응원해주는 주민들과 함께 그린 의원상(像)에 대한 약속 때문일 것이다..
지난 전반기 2년 동안의 기억이 단순히 과거의 일에 대한 조합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유추’가 지니는 힘에 있다. 개별 문제들에 대한 ‘생식’기능을 먼저 이해하고 ‘창의력’을 접목시켜보면, 상상도 실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안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것들을 해결해 가기위해 이것저것 만져보고, 뒤집어서 생각해보고 그러다보면 어느덧 추상적이지만 큰 그림이 그려진다. 이렇게 해서 나는 다시 지면을 통해 내 고장 익산을 위한 익산 르네상스의 길과, 익산발전을 위한 제3의 길을 제안하기도 했다.
나의 전반기 의정활동을 평가해주는 쑥스럽지만 자랑하고 싶은 수식어가 생겼다.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의원’, ‘열성파 의원’, ‘진정성 있는 의원’, ‘실력 있는 의원’, ‘스타의원’ 등의 찬사는 개인적인 영광이기도 하고, 그 간의 누적되어 있던 내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특히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38인의 동료의원들에게 전라북도의원 중, 가장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에 임한 ‘열성파 1위’의 의정 성적표를 받으며 나의 전반기 의정 할동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이 지면을 빌어 지난 시간을 반성해보니 참 아쉽고, 후회스런 일들이 많다.
전반기 2년을 활동하면서 의원으로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칭찬을 들었지만, 과연 나는 그러기에 충분했던 의원이었던가?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처음 의회에 와서 볼 때, 하고 싶은 일들,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는데,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리고 조금만 더 가슴으로 느꼈더라면 지금의 허전함보단 덜 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가슴 설레며 느꼈던 포부를 지닌 초짜 의원의 시각을 유지했더라면 지금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눈에 보이는 일들을 뒤로 미루진 않았을 텐데 하며 말이다.
나의 지난 일들에 대한 반성은 앞으로 의정활동에 있어 소중한 거름이 될 것이다. 남은 후반기 의정활동을 정리할 즈음엔, 지금보다는 덜 후회하게끔, 전반기에 미흡했던 부분에 귀를 활짝 열어두고 눈을 크게 뜰 것이다.
후반기 활동 계획
후반기 2년, 나는 또 다른 도전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반기가 의회 활동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하반기 활동은 전북도정에 내 지역의 환경과 현안들을 접목시켜 나갈 것이다. 의원활동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켜 주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생활정치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의형성을 위한 각 분야별 네트워크와 수많은 담론이 전제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나는 더 많은 주민들과 소통을 할 것이다.
후반기 예산결산위원장에 당선되어 앞으로 1년 동안 전라북도의 예산심의를 총괄하여 이끌어나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예결위원장 당선에 있어 가장 큰 의미는 전북도정의 흐름을 다시한번 분석하고 연구 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가장 큰 즐거움를 두고있다. 예산심의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얼마를 어디에 사용해, 최고의 성과를 낼수 있도록 배분될지에 대한 검증의 문제이다. 이로써 ‘성과주의 예산제도’의 장착과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는 ‘예산실명제’도입을 집행부에 요구하여, 2009년 예산심의부터 일부 적용될 계획이다.
학제간의 연구를 통해 각 분기별 우리 도민들과 밀접한 조례의 입법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후반기 의회 들어 의원발의 1호로 ‘전라북도 청소년들의 건전한 사회환경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전국최초로 입법하였고, 지금은 3건의 조례를 연구 중에 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알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한다면, 내가 우리 지역과 주민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과 청소년,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고충에 대해 고민해보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제도적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내 하드에 저장해두었다가 더 깊이 고민하여 기억을 되살려낼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유명 작가도 그와 유사한 얘기를 했다. 그러나 정치인은 공인이다. 공인은 공공활동의 객관 또는 주관적인 이익을 파악하고 실현해나가는 주체이다. 주체들이 상호관계 속에서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은 신뢰이다. 나는 주민의 대표로 이 자리에 서 있다. 정치인이란 이유로 ‘나’를 신뢰하지 않더라도 ‘나의 의정활동’에 대해서만큼은 신뢰해주기를 희망한다. 물론 나는 신뢰할만한 의정활동을 펼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나에게 정치인으로 꿈이 있다면 절제하며 품격 있는 활동을 통해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하다고 표현하고, 자신 있게 행동함으로써 지역과 주민들께 필요한 생활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지만, 부족한 부분은 지역 주민들께서 기꺼이 채워주실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다시 나는 내가 추구하는 신의(信義)와 성실(誠實), 그리고 진정(眞情)성으로 주민들께 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