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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조직을 주민생활중심으로 개편하라
사회복지 현장에서 바라본 조직개편에 관한 제언
등록일
2006년11월06일 00시00분
행정자치부에서는 지난 4월 ‘지방자치단체 주민생활지원기능 강화계획’을 발표하였다. 핵심사항은 시군구의 주민생활지원 조직의 통합, 읍면동사무소를 주민생활 중심으로 개편 및 공공기관간 연계체계 구축이다. 시군구의 국 조직은 행자부에서 제시한 대도시형, 중소도시형 및 일반구형 중 자체실정에 맞게 실시토록 하였다. 읍면동사무소에는 ‘주민생활지원담당’의 설치 또는 조직을 개편하여 사무조정을 하기로 하였다. 인력규모는 현행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기존 사회복지와 행정 인력을 복지 분야에 재배치한다는 복안이다.
기대효과로는 먼저 주민은 시군구 또는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하여 종합적인 상담․정보제공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 읍면동에 담당 인력이 확충되어 현장방문․사례관리 등 찾아가는 서비스 실현이다. 주민생활지원과 관련하여 충분한 상담, 현장방문 등을 통해 정책에 대한 주민의 신뢰성 제고이다. 끝으로 과별 관련정책의 조정 강화로 서비스 중복 감소이다. 사업일정은 금년 7월 1일부터 일부 동지역부터 실시한다. 3단계에 걸쳐서 내년 7월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실시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기능 전환에 관하여 최일선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지방행정 조직의 총체적인 진단을 통한 기구개편이 병행되어야 한다.
현행 행정 구역과 조직은 조선과 일제강점기 수준의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군구와 읍면동간의 인구와 생활편차를 무시한 복지 분야만의 개편은 단기적인 극약처방 효과밖에 없어 보인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용두사미가 될 우려가 높다. 교통발달과 정보화로 사회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편차와 자립도를 감안한 지방조직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 4단계 행정조직체계를 과감하게 3단계로 단축시켜야 한다. 그 잉여인력을 직접적 서비스 조직에 투입하여 현장 활동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생활권 중심의 조직 개편이 선행되면 자연적으로 복지 조직의 역동성은 커져만 갈 것이다.
시군구와 읍면동의 역할분담이 아직도 애매모호하다.
시군구 행정체계는 기획, 지휘, 지원, 관리 등 간접 제공 역할이 중요하다. 읍면동 집행체계는 복지 서비스를 전달하는 직접 지원에 집중되어야 한다. 현재 시군구에서 수행되어야할 복지업무도 읍면동에 위임되거나 전가되어 추진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여기에 혹 떼기보다 혹을 붙여서 복지에 고용․문화․주거․평생교육 등의 업무를 가중시키면 ‘깔대기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읍면동의 현장서비스 기능은 약화될 것이다. 오히려 시군구의 예속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서비스 공급기관의 행정과 집행업무의 역할구분이 제도적으로 명시됨은 물론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이 뒤따라야 한다. 이는 주민들의 서비스 이용과 혼란방지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 인력의 심각한 부족현상이다.
’90년대 후반이후 주민의 복지 욕구와 대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었다. 반면 인력확대는 잰 거름 상태이다. 자연히 하부기관의 쥐어짜기 식의 복지행정이 만연되었다. 공문에 ‘복지부동’같은 ‘복’자만 붙어도 무조건 퍼 넘기기 일쑤다. 넘쳐나는 업무량에 비해 인력 부족은 일선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대로 전달치 못하여 주민들로부터도 외면 받거나 지탄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행정직과 사회복지직 인력의 조합을 통한 업무 추진은 권한과 영역을 둘러쌓고 그간의 잠재적인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조직 내의 특수성을 간과한 조삼모사식의 단순한 인력재배치는 신설되는 자리를 놓고 동상이몽 관계를 부채질 할 것이다. 행정 직렬로의 전면적인 통폐합을 하든 아니면 전문 인력을 새롭게 충원하든 인력의 재편성은 좀 더 신중을 기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복지 = 전문봉사분야’라는 인식마저 희석될 우려가 있다.
조직 통폐합을 둘러싸고 인력 재배치에 따른 자리다툼과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성 강화와 인센티브 부여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팀장의 비율도 사회복지직과 일반직을 동수로 배치하여 선의의 경쟁체계를 도모하였으면 한다. 일반직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에 따른 서비스의 지속성 단절, 들쭉날쭉한 업무 편차 및 일관성 부재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근무연한제를 정하여 복지업무에 전념토록 제도화시켜야 한다.
민간기관과의 협력체계 부재이다.
메아리도 울림이 있을 때 상대방이 들을 수 있다. 복지도 공공이 민간을 포용할 때 조화롭게 지역복지가 추진될 수 있다. 공공분야에만 조직 개편이 편중되면 자칫 민간의 소외현상을 심화시켜 업무 추진이 더욱 어렵게 될 수 있다. 조직 개편시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기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민관간의 재가복지, 자원봉사, 정보교류 등의 통합적인 시스템이 한시라도 빨리 구축되어야 한다. 한편 민관의 연계고리인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관변단체 또는 최고관리자들의 구색 맞춤의 운영체계에서 하루속히 탈피하여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체계를 강화시켜야 한다.
조직과 업무 영역을 둘러싼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의 부적절한 관계이다.
본 조직 개편은 행정자치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사회복지의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는 그 전부터 시범 사회복지사무소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달체계 개편이란 한 가지 정책을 같고 따로 국밥 식으로 추진됨으로써 혼란과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오비이락의 형국이다. 새만금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해관계에 따라서 일진일퇴하는 것처럼, 사회복지전달체계 사업 추진(보건복지사무소 → 사회복지사무소 → 사회복지국 → ?)도 역대정권마다 그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조직과 인력관리는 행자부에서 업무추진과 지시는 복지부에서 하고 있다. 두 부서의 기능이 겹쳐지는 시군구에서는 조직과 업무가 전문화가 되지 못한 상황 하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눈치만 보고 있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기능이 빠르게 변화될수록 행정의 전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을 요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외형적으로만 그럴싸하게 보이는 조직개편을 통한 주민생활중심의 서비스 지원책은 왠지 현실과 동떨어져 보인다. 언제까지 지방조직과 주민들이 중앙정부와 정책의 시험대상일 수는 없지 않은가. 사회복지 정책에서 서비스 조직체계를 걸쳐 서비스 지원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는 ‘복지철학’이 필요한 때이다.
현 정부에서는 지방분권을 통한 자방자치 실현으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약속하였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의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시군구와 관련 부서, 사회복지종사자 그리고 주민들의 의견은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는 한마디로 복지정책의 일관성 부재와 확대의지의 결여로 요약되는 것 같다. 시범사회복지무소 사업과의 관계도 어정쩡하다. 이제 복지정책은 요란한 선전구호나 앞세우는 정략적인 행태에서 탈피되어야 한다. 중앙정부 중심의 상명하달과 획일적인 전국배분방식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더디고 느리더라도 제도적 보완을 통해 지역 주민의 욕구와 복지 특성을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은 기간 보완을 잘해서 공급자 위주가 아닌 주민생활중심의 진정한 조직개편이 되었으면 소망한다.
※이 기사는 채수훈(어양동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원광보건대학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씨가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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