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팀제는 과거 영국이 시행하여 그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우려할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팀제 도입이 조직의 안정성을 해치는 무모한 시도라는 반발은 그래서 무의미하다.
특히,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사기업들 안팎에서 조직적인 차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인 체질개선에 동참해 온 진보된 시민의식은, 공익추구라는 그늘속에서 변화에 둔감했던 공조직이 낭비와 무사안일의 온상이면서 비효율의 전형이었다고 진단한다. 경쟁과 효율. 창조를 함의한 기업형 팀제 수용은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라는 웅변이다.
그동안 전통적 관료형 조직의 대명사로 분류됐던 행정자치부가 고객과 성과중심의 팀제를 과감하게 도입하고, 이를 안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액션플랜을 가동하는 것은 이같은 시민적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기업이 급격한 환경변화와 새로운 과업에 대처할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고립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가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의식과, 탄력적이고도 창조적인 공조직이 아니고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자각도 병존한다.
그러나 공조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가할 이 기업형 팀제는, 조직개편을 이끌 최고 책임자의 의지가 무엇을 지향점으로 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행자부의 팀제 가동 성공사례와 이 제도의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최근 팀제를 발빠르게 도입한 정부 각 부처나 지방정부들이 새로운 모순과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팀제가 팀장과 팀원간의 직위를 능력에 따라 바꾸는 등 기존의 서열체계를 파괴하다보니 팀내 또는 지위가 서로 다른 팀장간의 의사소통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팀제는 또 자율경영을 추구하므로 구성원들을 직접 통제할 장치가 없다보니 간혹 최고 책임자와 팀 간의 불신이 초래되고, 선후배간에 직급 역전이 발생하여 선배들의 사기가 저하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조직개편을 이끌고 있는 행자부나 전문가들은 단체장의 확고부동한 의지만 있다면, 팀제의 장점들이 도입단계에서 발생하는 단점들을 충분히 덮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오히려, 유자격자에 대한 적절한 직위배분으로 조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효율적인 업무조정을 통해 조직관리 비용을 절감하는데다, 능력에 따른 직위배분은 구성원들에게 결정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팀제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다양한 개인의 능력을 모아 하나의 목표를 공동으로 달성케 하여 그 성과에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데 있다. 또 조직에 강한 적응성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기동력을 높여 조직이 탄력적으로 운영되게 한다. 이와 함께 팀단위 업무수행은 각각의 구성원들에게 과업의 할당과 권한을 부여 함으로써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한다. 이로인해 일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이 부여됨으로써 인재가 육성되고 조직운용의 소수정예화가 가능하게된다.
따라서 가장 위험한 조직개편은 실질적인 팀제 도입이 아닌, 이름만 바꿔서 구색을 맞추는 형식적인 조직개편이다.
조직개편을 지휘하는 최고 책임자가 6급에 준하는 정도의 외부 인사를 채용하는 등 위기의식이 없는 팀짜기에 머문다면 팀제는 처음부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내부에서 발상부터 전환돼야 하고, 이미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한 강력한 CEO급 리더십의 수혈이 그 해법이라는 요청이다.
이같이 단체장의 분명한 의지가 있었을때 팀제는 도입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니함만 못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