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널리 유포하는데 여념이 없는 단체장이 우리 앞에 있다. 선출된 단체장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자기 표방이다.
그래서 그가 당면한 최대 지역현안을 정치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는 것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견지에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현 소각장 입지의 부적절성을 주장하는 시민은 극소수이고 찬성하는 시민이 절대다수라는 근거로서, 소각장반대위가 지난 5.31지방선거 과정에서 이한수후보 자신을 '현 소각장 입지 찬성론자'로 구분하여 운동을 벌였으나 결국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내세우는 것은 자의적인 해석이다.
이한수 후보는 당시 익산지역 지배정당의 경선 프리미엄을 확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고, 게다가 선거 과정에서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현 소각장 입지가 지닌 공간적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져보지도 않은 대다수의 시민들을 찬성 군으로 가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않된다.
또 한가지, 현 소각장 입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일부 찬성론자들과 섞이지 않으면 대화 상대로 볼 수 없다는 이한수 시장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이한수 시장이 재검토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소각장 건설을 반대 하는이유를 듣고자 하는데, 찬성론자들과 함께 마주앉자고 요구하는 것은 삼척동자가 보아도 부당하다. 반대와 찬성, 또는 제3의 시민들과 전문가, 또는 관계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할 공론의 장은 토론회나 공청회다.
이한수호의 출범 초기에서 재검토를 위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면, 익산시 내부자료 검토와 소각장문제의 핵심에 있는 반대대책위의 입장을 먼저 살펴야 한다. 그리고 객관적인 재검토를 위해서는 논의의 다원성을 확보하는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에서 도출된 방향성을 또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 토론회나 공청회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위의 입장을 점검하는 마당에 반대위가 찬성론자들과 함께하는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대화상대가 아니라고 단정, 공표하는 것을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같은 이유로 반대위의 면담요청까지도 수차례씩 거절하는 것은 아무리 정치적 판단에 입각했다고 감안해도 납득할 수가 없다. 나아가 반대위는 대화상대가 못되니 당초 재검토와 토론회 등을 하려고 했던 생각을 거두었다고 말하는 이한수 시장을 누가 자격을 갖춘 시장이라고 인정하겠는가.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한수 시장이 당선전과 직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시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태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한수 시장의 정치관은 정치인=거짓말쟁이라는 등식으로 형성되었는지. 정치인은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를 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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