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동 이마트와 영등동 홈플러스가 추석 전후로 개점을 앞두고 있어 인구 33만의 중소도시 익산에 세 개의 대형마트가 익산경제를 잠식하리라는 우려가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익산전체에 퍼지고 있다. 특히 동산동 이마트는 8월24일 개점 예정으로 주변 상인들로부터 추석 전 개점만은 피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이며, 이에 익산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협약안을 제시해 추석 전 개점에 제동을 걸었다.
협약안은 중소상인 자녀를 위한 학자금 지원, 현지인력 우선 채용, 지역농산물의 판매확대, 대형점포를 익산 생산업체 시민에게 임대 등의 7개의 구체적인 항목을 담고 있으나, 이마트 측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농수산물 공급은 중앙공급방식과 지정공급방식으로 구분되는데 시는 지정공급방식으로 익산농수산물을 50% 유지할 것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과학산업과 지역경제계 유광종 계장은 “지정공급방식을 적용하더라도 대형마트 측의 가격하향의 요구, 개별소포장의 요구, 고품질제품으로 제한, 나아가 공급량의 갑작스런 증대요구 등으로 공급자 스스로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일방적 횡포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후조치가 없는 상태에서의 지정공급만이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이마트 정용진 점장은 “일단 지역특산물코너를 운영하되,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은 누락될 수밖에 없으며, 꾸준한 품질개발과 상품패키지 개발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할수록 살아남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지극히 일반적인 시장논리로, 적극적으로 상생을 모색하는 태도가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금의 역외유출을 우려, 현지법인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이마트 측은 “대형할인점의 가장 큰 경쟁력이 바잉파워(buying power)인데 현지법인화가 이뤄질 경우 이를 포기해야 하며, 이는 이윤창출이라는 유통업계의 특성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자금의 역외유출 운운은, 비단 대형마트 만이 아니라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든 기업에 해당되므로 설득력이 없다”고 변명했다.
익산시는 또한 “이마트 측에서 주장하는 ‘파격수준의 대안’은 다름 아닌 계모임, 동호회 모임 등 주부문화공간의 확보인데, 이는 지역경제주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는커녕 이마트의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자본주의 원리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핑계로, 보여주기 위한 단발적인 지원을 내세우기보다 대형마트로 인해 영세상인으로 전락하거나 삶의 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는 지역민들을 위해 지속적이고 진심어린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의 성의 없는 태도 외에 시민들의 침묵도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는 데 작용을 하며 이에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세 곳의 대형마트를 역이용해 지역의 이익분배에 무성의한 마트에 대해 범시민적인 불매운동을 펴는 등 단합된 시민의 힘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익산시도 “시의 협력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장을 강행할 경우 시의 각 부서별로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