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미분양 대출 보증 이용실적은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춘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익산갑)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약 1만 7천 호로 내려갔던 미분양이 올해 7월 들어 7만 1,822호로 늘어나며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HUG 분양보증 사고는 지난해 14건 1조 1,210억 원 규모로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가 늘며 분양 보증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급증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지방을 중심으로 보증사고 리스크가 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미분양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비수도권의 미분양이 수도권보다 훨씬 심각하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 3,989호로 인구 대비 0.05%인 것이 반해 비수도권 미분양은 5만 7,833호로 인구 대비 0.2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의 경우 인구 만 명당 500호가 미분양이지만, 비수도권은 인구 만 명당 2,300호가 미분양으로 수도권의 4.6배에 달하는 것이다.
지역별 인구 대비 미분양 비율은 대구 0.43%(1만 70호), 제주 0.37%(2,482호), 강원 0.34%(5,172호), 경북 0.30%(7,674호), 충남 0.24%(5,025호), 울산 0.22%(2,428호), 전남 0.21%(3,738호) 등 순으로 높았다.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전남이 2,502호로 가장 많았고, 대구 1,778호, 경기 1,757호, 경남 1,753호, 제주 1,369호, 부산 1,352호, 경북 1,239호 순이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않은 물량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최근 10년간 준공 후 미분양은 2019년 12월 1만 8,065호로 정점을 찍었다가 줄어들었으나, 올해 7월 1만 6,038호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월 정부가 HUG를 통해 5조 원 공급을 목표로 미분양 대출 보증을 출시했다. 미분양 대출 보증은 PF대출을 갚지 못하는 미분양 사업장이 HUG 보증으로 금융권의 차환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미분양 대출 보증 이용실적이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달 정부가 HUG 미분양 PF대출 보증 한도를 전용면적과 관계없이 분양가의 70%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8.8.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中)을 발표했지만, 지방 사업장의 경우 신규 PF대출 실행 자체가 어려워 보증이 확대되더라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최근 들어 서울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지방에선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등 주택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면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일괄적인 대책보다 지역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