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고도 익산의 생생한 모습을 그려낸 고문헌이 번역발간돼 고도 익산 연구 지평을 확대했다.
익산시와 원광대학교 한문번역연구소는 조선 후기 익산기록을 담은 ‘금마일기와 유금마성기, 금마별가’를 번역해 세 번째 익산문헌자료총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간된 문헌들은 일기, 기행문, 시 등 다양한 장르로 조선후기의 고도 익산의 모습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전하고 있다.
금마일기(金馬日記)는 조선후기 익산 군수를 지낸 정규혁이 1896년 3월 부임후 겪었던 다양한 업무처리와 일상사를 기록한 14개월간의 일기다. 수령으로서 해결해야 할 세금 징수, 아전 관리, 각종 의견 수렴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한 수령을 도와서 군정을 처리하던 면임과 존동, 통수, 검독, 주비, 풍헌 등의 직책은 조선후기 행정의 일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
유금마성기(遊金馬城記)는 조선 선비 강후진이 1738년 가을, 기준성 등 익산 금마의 고적을 답사하고 남긴 기록이다. 그는 고조선과 기자조선, 마한과 고려의 옛 도성에 관한 문헌자료를 정리하고, 실제 답사한 기행문 <와유록>을 저술하였는데, 유금마성기는 그 중 일부이다. 답사기에 의하면 강후진은 익산 금마를 마한의 시조 무강왕 기준이 세운 마한의 중심도읍지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기준성과 왕궁리유적, 미륵사지, 쌍릉 답사는 기준왕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금마별가(金馬別歌)는 조선후기 최고 시인 석북 신광수의 시집으로서, 익산군수 남태보를 떠나보내며 애달파하는 익산군민들의 마음을 대신하여 읊은 시 32수가 실려 있다. 이 시는 단순히 군수의 칭송만이 아니라 당시의 현실비판과 애민의식, 우국충정 등의 정서를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익산시와 원광대 한문번역연구소의 총서 발간은 2019년(익산문헌자료총서1)의 금마지, 2020년(익산문헌자료총서2)의 여산·용안·함열읍지에 이어 세 번째이다. 지난 10월 초 그동안의 고문헌자료 번역사업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고문헌 학술포럼(2021.10.7.)을 개최한 바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향후 지속적인 익산의 문헌자료 발굴과 번역서 발간 작업에 힘을 쏟는 한편,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역사문화도시 익산의 가치 확산을 위한 스토리텔링 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