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발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KT&G 백복인 사장의 재연임 움직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최재철)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백복인 사장은 장점마을의 집단 암 사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의식도 없는 사람”이라면서 “3월 1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백복인 사장 선임의 건을 부결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대책위는 "KT&G가 장점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 위탁 처리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에서 발생한 발암물질로 주민 33명이 암에 걸리는 피해를 봤다"며 "하지만 백 사장이 보여줬던 모습은 책임 회피와 비인간적인 것이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연초박을 배출한 KT&G 사장으로서 장점마을 참사에 대해 최소한 도의적 책임이라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런 인물이 국민연금공단 등이 주주로 있는 기업체 대표가 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금강농산은 연초박을 퇴비로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으로 건조공정이 있는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하였다. 감사원 감사결과 금강농산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KT&G로부터 2,420톤의 연초박을 반입하여 유기질비료를 만들었다.
2020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KT&G는 엄청난 양의 연초박을 수년 동안 금강농산에 위탁 처리하면서 TSNA 위험성에 대해 한 번도 공지하지 않았고, 적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G 백 사장은 법적 근거를 내밀며 책임이 없고, TSNA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탁업체에 TSNA 위험성에 대해 알리지 않은 것과 적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대책위의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백 사장은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9년 두 차례 상경 집회를 통해 면담과 공식 사과를 촉구한 바 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그의 태도를 보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기업체의 대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회사 이익 앞에는 주민들의 집단 암도 별 안중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대책위는 비난했다.
최재철 대책위원장은 “KT&G에서 배출한 연초박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암에 걸렸는데도, 환경 참사를 당한 주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사장을 재연임 한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도의적 책임의식도 없는 사람이 대표이사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KT&G 측은 이와 관련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또 회사 경영활동은 별개의 사안으로 대표이사 선임 여부는 주주 의사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