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등 국내 동학연구자들이 지난 15일 중국 북경에서 열린 한중공동학술대회 ‘동아시아 농촌발전과 사상이론’에 참가해 19세기 동학사상에서 21세기 촛불혁명에 이르는 150여 년의 한국 현대사를 생명평화역사의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개벽학당 이병한 당장이 제안하고, 중국인민대학 원테쥔 교수 협력과 중국중신개혁발전연구재단 후원으로 열린 이 포럼에는 한국과 중국, 영국에서 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생태와 향촌’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에서는 박맹수 총장을 비롯해 안상수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교장, 이병한 개벽학당 당장, 원광대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정혜정 교수, 원불교사상연구원 조성환 책임연구원, 종교문제연구소 김재익 연구원이 참가했으며, 중국은 중신개혁발전연구재단 콩단 이사장과 인민대학 원테쥔, 국가행정학원 짱 샤오더 교수, 중국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쑹거 연구원, 행동원국제발전연구자문센터 짱란잉 주임 외 7명의 학자가 함께했다.
또한, 영국 생태학교 슈마허컬리지(Schumacher College) 창립자로 생태저널 편집자를 역임한 사티쉬 쿠마르 씨가 특별강연자로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서 중국 측 기조강연을 한 원테쥔 교수는 중국의 양대 과제로 서구중심주의 극복과 향촌건설운동을 소개했으며, 참석자들은 강연을 통해 동학과 대화에 나선 배경과 더불어 중국에서도 일방적인 서구 따라가기를 넘어 서구 극복하기가 과제로 부각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또한, 한국 측 기조강연을 맡은 박맹수 원광대 총장은 30여 년간 동학연구와 10여 년의 한살림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한 경험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원광대를 ‘개벽대학’으로 디자인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시선을 끌었다.
이어 한국 측에서는 ‘동학의 생태공화주의(조성환)’, ‘이동곡의 천도교운동(정혜정)’, ‘장일순의 한 살림운동(김재익)’, ‘역사상의 동학운동(이병한)’, ‘생명평화와 디자인(안상수)’ 등을 주제로 동학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소개했다.
중국학자들은 대체로 전통적인 ‘천입합일’이나 ‘유학’의 틀로 동학을 이해하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일본에서 활동한 쑨거 선생은 자국의 사상과 문화를 ‘상대화’할 수 있는 힘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며, 영국 사티쉬 쿠마르 선생은 아직 ‘영성’ 개념이 익숙지 않은 중국학자들을 상대로 ‘대지로부터 배우는 영성’을 주제로 설득력 있는 강연을 한데 이어 향후 중국의 생태문명건설기획에 거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 북경포럼에 참가한 동학연구자들은 지난해부터 일본 동북대학과 동양대학 등에서 동학을 해외에 알리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2020에는 아시아를 벗어나 미국과 유럽 등으로 무대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