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케팅 천혜의 보고(寶庫) 익산
익산에는 많은 유형의 지역매력요소가 있다. 먼저 자연환경을 보면 국토의 남서부에 위치하여서 기후가 온화하고, 금강과 만경강이 흐르는 평야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많은 농경지와 평지를 가지고 있으며, 철도와 도로 교통의 중심지가 되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익산의 풍요로운 자연조건은 우리나라 고대사의 중심지가 되는 바탕으로 작용하였다. 고조선의 준왕이 금마의 미륵산을 중심으로 건국한 건마국이 마한의 맹주가 되었고, 서동설화의 주인공인 백제 무왕이 당시 동양 최대의 사찰로서 미륵신앙의 본산이었던 미륵사를 창건하고 왕궁에 별도를 둔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같은 유구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는 국보 2건, 보물 5건, 사적 7건, 천연기념물 2건, 무형문화재 2건 등의 국가지정 유산과 전라북도가 지정한 유형문화재 16건, 기념물 14건, 문화재자료 14건, 무형문화재 1건 등과 함께 13건의 익산시향토유적과 8건의 익산시 등록문화재 등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양질의 쌀과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도로서 최근에는 고구마, 참외 등이 특산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익산의 산업 인프라로는 2개의 공업단지와 4개의 농공단지가 있으며, 석재.섬유.보석 산업 등 향토산업이 양대 축을 이루면서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역매력요소 통합 구심점 부재(不在)
그러나 익산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지역매력요소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일신라 이후 익산이 역사의 주무대에서 멀어지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우위를 상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나마 전북지역의 문화중심지였던 익산의 위상마저 현대사 이후 급격하게 전주로 편입되었고, 이후 전주가 '전북의 멋과 맛'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함에 따라서 익산의 무형적 가치인 지역매력요소가 급격하게 감소되었다는 것이다.
익산의 지역매력은 특히 유형의 요소에서 타 지역에 결코 뒤지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매력요소들이 통합된 구심점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익산지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연경관에서의 열위(劣位)가 부각되고, 여타의 우월한 지역매력요소들에 음영이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익산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의 퇴색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고조선의 남하를 비롯한, 마한의 중심지, 고구려의 후예인 백제의 고도라는 역사적 사실과 함께 서동설화와 미륵신앙이라는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정리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서 비롯 된다.
이로 인해, 독창적인 지역 이미지 구축이 이루어지지 못해 발전적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역의 역사관리능력(歷史管理能力) 부족은 급기야 백제의 정통성을 내세우고 있는 부여가 서동의 출생지가 부여라고 주장 하도록 단초를 제공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익산이 안고 있는 지역매력의 한계점은, 지역매력의 통합된 관리체계 미비로 인하여 강점을 스스로 사장(死藏)시키고 매력요소들이 서로를 잠식하게 함으로써 강력한 지역 이미지 창출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익산의 축제, 지역경제 공헌도.창의적인 콘텐츠 부족
지역의 매력요소로는 자연환경, 유무형의 역사유산, 문화예술, 산업 인프라가 있으며, 이를 다양한 마케팅 기법으로 상품화 하는 것이 지역마케팅이다.
지역마케팅은 대부분의 경우 지역의 강점과 연계한 지역축제와 이벤트로 집객력(集客力)과 명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서 구축한 지역 브랜드를 경제적 효과와 연관시키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국 자치단체에서는 관광 개념 위주로 지역마케팅이 전개되고 있으며, 산업의 진작을 위해 공업단지. 상업지구 등 장소를 개발하는 개념도 지역에 따라서 활발하게 병행되고 있다.
익산에서는 서동축제, 돌문화축제, 국화축제, 보석축제 등의 지역축제가 개최되고 있으며,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축제의 성격에서 익산만의 독특한 요소가 부족하고, 내용도 다른 지역의 축제와 비교해서 큰 차별성이 없어서 타지역 인구의 방문과 관련업계 매출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공헌도가 크지 않은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익산시는 축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서동축제를 중심으로 여타의 축제를 통합관리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그동안 지역축제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전문인력 부족, 창의적인 콘텐츠 부족, 추진절차의 불투명성 등을 해소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별 브랜드 전체를 지원할 브랜드 구축 전략 절실
익산 지역마케팅의 한계를 보이는 또 다른 면은 타지역 인구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각종 산업 전시회와 문화예술행사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 전시회와 비즈니스 이벤트는 그 성격상 비교적 대규모의 거래가 발생함에 따라서 지역업체의 매출과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는 한편 새로운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지역의 경제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활성화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익산의 관광산업 역시 지역이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하여 발전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역사와 문화 유산을 아우르는 개념을 개발하지 못함은 물론 관광상품을 단순히 보는 것 이상으로 기획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의 경우 자연경관의 수려함과 청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비교적 열위에 있음에 따라서 이를 대신할 대표적 관광자원인 역사유산을 관광상품화 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각 자치단체마다 '지역브랜드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실에서 익산의 지역브랜드 사업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가 주도하는 지역브랜드 구축활동은 미미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날씬이 고구마', '보석참외', '새별가리' 등 소수의 지역브랜드가 주로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나, 대부분의 지역브랜드는 1만개가 넘는 전국의 지역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에 실패하여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함평군의 나비 브랜드사업, 장성군의 홍길동 브랜드사업이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익산도 자치단체가 지역의 개별적인 브랜드 전체를 지원하는 지역브랜드 구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광투자 수지개선 대책 시급
최근 각 자치단체들이 영화와 드라마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통한 지역마케팅을 위하여 촬영지와 세트 유치에 주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익산의 경우 서동요 세트와 교도소 세트를 유치하여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한 지역마케팅 효과를 도모한 적이 있으나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동요의 경우 정통사극보다 규모가 매우 작으면서 역사성 보다는 이야기 전개 위주로 진행 되어서 드라마의 파장이 크지 않은 성격이 있는데다, 세트를 뒷받침 하는 역사와 문화 인프라가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지 못한 탓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익산의 현실과 달리 부여의 서동요 세트는 다양한 백제 문화유산과 함께 꾸준한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음을 볼 때, 영화나 드라마의 성격을 무시하고 단순히 세트만을 유치하는 것은 지역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007년도에 익산시는 문화예술관리에 66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예산이 경상적인 지원이나 유적 보수비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관광관리에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나 '당하제' 휴식공간 조성사업에 약 40%가 집중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경상적인 관리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예산 운용실태는, 기존의 지역매력을 강화.진화 시키거나 새로운 지역매력을 창출해서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이용하는 지역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데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익산시의 예산과 통계연보에 의하면, 2005년 동안 177만명이 7개의 유료관광지를 방문하였으나 관광지 입장료와 세트장 사용료 수입은 2-3억원 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관광투자의 수지 개선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익산은 관광을 통한 지역마케팅이 저조한 반면에 평지인 지형과 뛰어난 교통여건을 강점으로 기업 유치를 위한 사업장소 마케팅에서는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국가와 광역자치단체의 전략적 육성산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익산이 인근 지역인 전주와 군산의 가운데 낀 양상에 있어서 단순한 지리적 우수성만을 가지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인구의 감소와 신유통형태의 시장 잠식으로 도소매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상가 등 비즈니스 건물 건축을 통한 사업장소 마케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지향적 가치 선점해야
드라마 '태조 왕건'의 종영 후, 한 시민단체 대표가 난데 없는 '고구려 테마파크 조성'을 들고 나온 적이 있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마한-백제의 고도 익산을 살려야지 무슨 고구려냐'는 것이었다.
그는 이와 관련하여, "마한-백제의 고도 익산의 원류가 고조선과 고구려에 닿고 있는 한편 남한에 고조선과 고구려의 정통성을 대표할 만한 대규모 유적이 없기 때문에, 고구려 이미지를 선점함으로써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논박한 바 있다.
그는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한국 고대사가 크게 왜곡되는 현실에서 민족정신이 크게 일어날 것이며, 민족정신을 대표하는 고구려의 힘과 진취적 기상을 고속철도와 한방의료산업, 농업, 문화콘텐츠산업, 석재.섬유.보석 산업 등과 연결시키면 관광을 포함한 전 산업에 막대한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사극의 추세가 고구려와 상고사로 바뀔 것이라고 지적하고 체험지향적인 고구려 테마파크를 만들 경우 유례없는 지역마케팅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익산의 자산인 '마한-백제의 고도'보다 강력한 역사를 창조함으로써 지역의 이미지를 일신하고 '마한-백제의 고도 익산'을 새롭게 해석하자고 주장 했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우리나라는 고구려의 영광 속으로 빠져들었고, 고구려의 이미지는 문경(연개소문)과 나주(주몽), 속초(대조영)가 나누어 갖게 되었다.
이같은 사례는, '영원한 이야기 산실'인 역사를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할 경우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강력한 역사적 주제를 가지고 많은 분야에서 이용하는 'One Source Multi Use전략'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미지 선점 기회가 사라진 지금도 익산이 성공적인 지역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역마케팅이 성공을 하려면 먼저 익산이 가지고 있는 지역매력을 철저하게 분석한 후 이를 미래지향적인 시대 조류 속에서 강력하게 호소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역의 대학과 향토사학자, 예술가, 농상공인들과 익산시가 전문가 집단들과 협력해서 새로운 지역 이미지 목표를 설정하고, 예산을 포함하는 장단기적인 계획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즉, 철저하게 마케팅적 관점에서 지역 이미지 설정에 임할 때만 지역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토대로 지역축제와 이벤트, 역사와 문화 유산의 상품화, 지역의 브랜드 관리, 기존기업의 활성화와 기업 유치 등이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지역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개발하고 이를 영상매체와 인쇄매체는 물론 인터넷매체를 통하여 전달하는 기법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쾌한 일탈(逸脫)과 의외성'을 팔아라
익산이 지역마케팅 성공을 위해서 축제는 '유쾌한 일탈(逸脫)과 의외성'이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 '보고 느끼고 즐기는, 그래서 방문객들이 지갑을 여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경제의 발전적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를 개발함으로써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도모해야만 할 것이다. 아울러 KTX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 관광 인프라 부족 때문에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지역의 관광산업 발전에 큰 저해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해서, 기존의 관광 인프라 개선과 함께 체험관광상품의 기획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마케팅 과정에서 지역의 이미지를 돋보여 줄 유명인사를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스타 마케팅'이 도입될 필요가 있고, 지역 방문객들의 행동조사와 함께 지역 이미지에 대한 평가와 방문자 정보를 데이타베이스化 함으써 성과를 검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여서 지역에 대한 각종 마케팅 정보를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전달하는 것은 물론 간단한 게임 시리즈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의 도입도 요청되고 있다.
나아가서 익산의 지역브랜드로 익산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진출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철저한 기획을 통하여 국제적인 이벤트나 국책 프로젝트를 유치함으로써 지역의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바야흐로 지역이 최고의 상품이고, 그 상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 전쟁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것을 전하면서 지역마케팅 기획보도를 마친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대사 한 토막 이다, "진짜 좋은 것은 이유가 없다. 그냥 좋은 것이 진짜 좋은 것이다." 성공적인 지역마케팅은 익산이 그냥 좋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총체적부실에 빠진 익산시
익산시 인구가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선4기가 출범한지 1년 만에 내국인만 3060명의 인구가 익산시를 빠져나갔다. 이는 1개 면(面)단위가 사라지는 인구 감소 규모이며, 민선3기의 4년 동안 익산을 빠져나간 규모의 20%에 달한다. 이같은 현실 앞에서 민선4기의 '50만 행복도시 건설'은 장미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소통뉴스는 자치단체가 안고있는 전반의 문제를 살펴보고 그 대안을 제시코자 한다.<편집자 주>
가- 개황
나- 예산(3) 3-1, 3-2, 3-3
다- 지역경제(10회)10-1,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0-10
라- 지역마케팅(5회) 5-1, 5-2, 5-3, 5-4, 5-5
마- 농업(5회)
바- 물류체계(3회)
사- 복지.환경(5회)
아- 도시계획(5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