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강점기에 지어진 나루토여관 건물이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이에 대한 보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익산시의회 임형택 의원에 따르면, 익산역 앞 문화예술의거리(구 영정통 거리)에 100년 가까이 된 것으로 판단되는 일제시대 근대문화유산 ‘나루토여관’ 건물이 평화주거환경개선사업 예정지구(LH)에 포함되면서 이미 보상까지 완료돼 철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루토여관(鳴門旅館)은 일제시대 주소로는 사카에초(榮町)에 있었고 전화번호는 236번이었다. 나루토는 일본 시코쿠(四國)의 도쿠시마현(德島縣)에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이곳 출신이 이리에 와서 여관을 열었기 때문에 이러한 여관명을 붙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채는 일본식 목조 건축물로서 평면은 ‘ㄱ’자형이며 2층 규모이고, 2층에는 다다미방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도코노마와 붙박이 벽장(오시이레)도 그대로다.
나루토여관(명문여관)은 이후 순천여관, 홍도여관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운영이 되었고, 최근까지는 주거지로 사용되었다.
이 처럼 일제가 남긴 착취의 역사와 후세 교육의 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익산의 근대문화유산이 사라질 상황에 놓이자, 익산시도시재생주민협의체 장경호 회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지역의 소중한 유산이 폐기되지 않도록 즉시 철거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형택 의원은 “익산시가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복원하고 활용할 수 있었을텐데, 사전에 대응하지 못해 아쉽다”며 “현재 문화재청에서도 근대문화재 보호 등을 위해 제도개선, 예산확보를 추진중이고 문재인 대통령도 근대문화유산 활용을 공약한 만큼 지역의 보배와 같은 유산을 쉽게 폐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LH가 실측조사를 하여 자료와 활용가능한 자재를 보관하는 것이 최선이다”면서 “익산시 역사문화재과, 주택과는 즉시 철거를 중단하고 실측조사가 될 수 있도록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