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부서에 대한 함열읍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익산시가 이를 위한 건물 리모델링 예산을 의회에 추경 요청한 가운데, 이 문제를 두고 북부권과 도심권 의원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되면서 소지역주의 갈등을 빚고 있다.
박종대 의원 등 도심권에 있는 의원들은 시민 불편만 초래할 뿐 실효성이 낮다며 이를 강력 반대하는 반면에 김주헌 의원 등 북부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침체된 북부권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이를 찬성하는 등 저마다 처해진 입장에 따라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시에 따르면, 본청의 전략산업국 산하 경영개발과와 한류패션지원과, 환경녹지국 산하 산림공원과를 함열로 이전하고, 또한 함열 인근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의 5개부서 전체도 함열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들 부서 이전을 위한 차량등록사업소 건물 리모델링비 6억 8천만 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시켜 시의회 178회 임시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추경 예산안에 대한 의회의 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의원들 마다 처해진 입장에 따라 상반된 주장을 보이는 가운데, 찬성하는 북부권 의원수보다 반대하는 도심권 의원수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찬성측 의원들은 9개 부서가 함열로 이전하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북부권 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김주헌 의원은 25일 제178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1995년 5월 10일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돼 익산시로 출범한 지 20년이 흐른 지금 군청 소재지였던 함열읍 인구가 당시 약 1만2천명에서 8천 명 정도로 줄었고, 용안, 성당, 웅포, 함라, 망성 등 7개 면 인구도 40%이상 감소하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9개부서 정도가 함열로 이전하면 200~300명 정도가 함께 움직이게 될 것이므로 북부권과 함열읍 민생경제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이는 새로운 북부권 발전의 소중한 불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측 의원들은 북부권 활성화를 위해 차량등록사업소를 이미 이전했지만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특히 함열 이전부지와 5분 거리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를 이전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합리성 문제를 제기하며 저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태열 의원은 지난달 25일 제177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익산시청 조직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어 시청을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등 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에서 또 다시 함열읍으로 9개 부서를 옮긴다면 시민들에게 행정업무 편리성 제공을 외면한 채 지역감정을 부추겨 지역간, 계층간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북부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위적 청사 이전이 아니라 경제·문화·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임형택 의원은 최근 공개 게시판에 ‘9개 부서 함열 이전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글을 통해 장·단점을 소개하며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임 의원은 “익산군과 이리시가 통합된 후 북부권 침체가 심해져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미 시청 이전을 시도해 효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중장기적 대책을 심도있게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길 바라며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의회는 이들 9개부서 이전을 위한 건물 리모델링비에 대해 26일 상임위 심의를 거쳐 내달 3일 본회의에서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 처럼 찬반 의견이 첨예한 9개부서 함열 이전과 논란이 뜨거운 광역상수도 전환에 대해 시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