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육군부사관학교에서 부사관으로 임관한 2010년 U-17 여자월드컵 우승의 주역, 이정은 하사(22세, 부산 상무)가 앞으로의 선전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창조했던 ‘태극소녀’가 빛나는 하사 계급장을 달았다. 1882년 축구가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후 무려 130여 년 동안 남자 대표팀 선수들조차 이루지 못했던 FIFA 월드컵 우승을 달성해냄으로써 온 국민들을 열광하게 했던 이정은 하사(22세)가 그 주인공.
2009년 AFC 아시아챔피언십 U-16대회 우승에 이어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개최된 U-17 여자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 우승컵을 안겨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정은 하사는 2012년 일본에서 개최된 U-20 월드컵 대회에서도 나이지리아, 이탈리아와 브라질과 같은 축구 강국들을 모두 물리치고 팀을 8강에 오르게 했던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이 하사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대표팀 오빠들에 반해 이듬해인 2003년 축구화를 처음 신었다.(당시 10세) 이후 여자축구 명문인 함안 대산고등학교를 거쳐 한양여대로 진학한 이 하사는 소속팀을 2011년 추계연맹전 준우승으로 이끌었으며, 이듬해인 2012년에는 동 대회 우승은 물론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 오르기도 한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유망주이다. U-16 청소년 국가대표팀 발탁을 시작으로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이 하사는 2014년 W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지목, 부산 상무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이 하사를 상무팀으로 데려 온 이미연 감독(부산 상무, 40세)는 “이정은 하사는 축구실력 뿐 아니라 인성과 마인드 모두 뛰어나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MF)로서 뛰어난 전술이해도와 경기 주도력을 보여주는 이 하사를 망설임 없이 1순위로 발탁했다”며, “이 하사는 즉시 전력감이다. 성실하고 자기 역할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임은 물론, 기량과 인성, 군인으로서의 정신력 모두 훌륭하다. 살림꾼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하사는 상무 입단 규정에 따라 부사관으로 임관하기 위해 지난 12주 간 육군부사관학교에서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야 했다. 사실 이 때문에 병역의무가 없는 WK리그 여자 선수들이 상무팀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때로는 상무팀에 지명되면 당황하여 눈물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는 후문도 있다.
그러나 이정은 하사는 오히려 지난 3개월의 시간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 커다란 보탬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하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WK리그 무대에 서게 되는 것도 감격스럽지만, 지금까지 축구밖에 몰랐던 내가 육군 부사관 양성과정이라는 혹독한 훈련과정을 이겨내고 군의 초급간부인 '하사'로 임관하게 된 것이 너무도 영예롭다”며, “많은 분들이 과분한 기대를 주시는 만큼 보다 큰 기쁨을 드리는 ‘군인선수’로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