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들어오는 알록달록한 정원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담한 진입로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푸르른 녹색의 향연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나뭇잎들이 서로 얼굴을 부비며 연신 사부작거리는 숲길, 그 위에서 가만히 눈을 감으면 왠지 이대로 시간이 멈춰 영원한 젊음으로 남을 것만 같다.
오직 숲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량감과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삶에 찌든 마음을 잠시 쉬어가기에 충분한 익산의 진정한 무릉도원, 아가페 정양원의 ‘자연수목 농장’이다.
# 그 어느 관광명소 부럽지 않다. 명품 메타세콰이어 길
황등면에 위치한 아가페 정양원 안쪽으로 한적하게 들어앉은 자연수목 농장에는 담양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다. 족히 3백 미터는 될 것 같은 이 길에선 느리게 걷는 걸음마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하늘로 쭉쭉 뻗어 잘생긴 기럭지를 자랑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 사이로 퍼드득거리며 날아다니는 딱따구리와 신선함이 무르익는 풀잎 내음은 숲길 산책의 운치를 더해준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비단 메타세콰이어 뿐만이 아니다. 자연수목 농장 곳곳에 늠름히 자리 잡은 각양각색의 수목들은 저마다의 향기와 자태를 뽐낸다. 할머니의 몽글몽글한 퍼머를 연상케 하는 향나무를 비롯해 우아하게 나뭇가지를 늘어뜨린 가문비나무, 큰 키에 시원스레 펼친 넓은 잎, 진한 향기를 자랑하는 후박나무, 공작새가 날개를 펴듯 미려하고 섬세한 공작단풍의 화려함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감동이 된다.
# 어르신들의 건강 비법, 자연과 더불어 살기
1975년 세워진 정양원은 평균연령이 80세인 어르신 50여명이 생활하는 노인복지시설이다. 3만 여평의 대지에 시설이 세워질 당시 어르신들께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의미를 부여하고자 함께 만들어진 자연수목 농장은 주로 이곳 어르신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으며, 40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는 정양원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는 비법으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수목들이 어르신들과 매일 아침 싱그러운 햇살을 함께 맞으며 자식들이 못 다한 효도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최명옥 원장은 “자연수목 농장은 정양원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조성되어 어르신들의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풍경을 숨겨놓고 우리만 보기가 너무 아깝다”며 아쉬워한다. 지금은 정양원 어르신들과 자원봉사를 오시는 분들, 혹은 이곳을 아시는 몇몇 분만 종종 들러 자연이 만들어내는 사계절의 놀라운 변화를 느끼고 있다.
한편, 도심 가까운 곳 어디서든 자동차를 달리다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가로수 길에서의 짧은 휴식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공짜로 만나는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미륵사지로 향하는 금마면 공수부대 앞 도로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옆쪽으로 자전거 길이 조성되어 있어 잠시 내려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고, 동산동 휴먼시아 아파트 수변 가로수 길에서도 자연의 상쾌한 즐거움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