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산단 입주대기업 특혜 의혹 파문이 본질에서 다소 벗어나 ‘불법 사찰 의혹’이 덧붙여지면서 웃지 못 할 촌극 상황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혜 의혹에 휩싸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투자 전면 철회를 검토하자, 비상이 걸린 익산시가 만일의 사태에 노심초사하며 기업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이 문제를 야기한 장본인이 ‘불법 사찰’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자, 지역 정·관가에서는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박종열 익산시장 예비후보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시와 이한수 시장이 자신을 불법 사찰하고 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시장이 내가 기업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거짓말로 비방하고 있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내가 서울에 있는 것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또한 A기업 상무가 내 행방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박 후보가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익산시는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박 의원이 해당 기업 본사 앞에서 인사 시위를 했다는 것은 익산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명확한 근거도 없이 불법사찰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허위사실 유포지만, 황당한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혜 의혹 때문에 이미지와 감정이 상한 기업을 설득해야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접하니 그 황당무계함에 쓴웃음만 나올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치권에서도 박 후보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불법사찰 운운하자, 노이즈마케팅을 노린 고도의 선거 전략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동선을 알고 있다는 내용으로 막무가내로 불법 사찰로 모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선거 전략상 황당한 내용으로도 얼마든지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이 경우도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의도가 깔린 노이즈마케팅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익산 산단에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대기업 2곳이 특혜 의혹에 휘말리자 현재 기초공사를 잠정 중단하며 ‘투자 전면 철회’를 검토하면서 익산시가 초긴장상태에 빠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