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이른바 유턴 주얼리 기업에 각종 지원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익산을 지키며 보석 산업을 이끌어 온 토종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도 더불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좌)주얼리팰리스. 우)귀금속 보석 연구센터
유턴 원인, 중국 현지 인건비 급상승, 관세 혜택 등
16일 익산 상공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국내 고임금과 인력난으로 채산성이 악화되자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등지로 국내 주얼리 업체들이 대거 진출했다. 이는 당시 중국 현지 인건비가 국내 임금의 1/10 수준이었기 때문인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런 호기도 국내외 경제상황이 요동치면서 얼마가지 않았고, 이에 중국 진출 업체들은 또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런 원인으로는 먼저, 국내 임금의 1/10 수준이던 중국 현지 인건비가 머지않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 문제도 한국의 경우엔 미국, EU 등과의 FTA 체결로 수출 관세를 11%가량 절감할 수 있지만 중국 진출업체는 현지에서 미국과 EU에 수출해도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출전진기지 구축 등 수출물류비용이 저렴한 한국 내 주얼리 업체와 달리 중국의 수출환경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어서 수출 물류비 등 비용이 여간 만만치 않다.
또한 한국제품(Made in Korea)에 대한 인지도 및 해외 바이어의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제품(Made in China)에 대한 인식은 품질 등 여러 면에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과거 저렴한 인건비 등의 이유로 중국으로 진출했던 국내 주얼리 기업들이 이 같은 한국의 여러 가지 경쟁력 등에 힘입어 다시 한국행을 선택하고 있다.
주얼리 기업 20개 업체, 부지계약 마쳐
이에 맞춰 익산시는 주얼리 국내 유턴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이한수 시장 일행 등이 중국 청도를 수차 방문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14개 업체가 익산으로 유턴하겠다는 MOU를 체결한데 이어 10월에는 20개 업체가 익산일반산단내 주얼리 전용공단으로 입주키로 부지계약을 마쳤다.
익산시는 유턴 주얼리 기업에 입지보조금으로 땅값의 35~40%를 지원하고, 설비투자보조금 10%, 고용보조금(최대 20명) 등을 현금지원 한다. 여기에 법인세 7년, 관세 5년 감면, 수출금융지원, 현지인력 국내 재고용(최대 30명)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보석가공단지가 밀집한 익산 제2공단 A업체의 귀금속장인이 수작업으로 보석을 가공하고 있는 모습.
토종 주얼리 업체, '집토끼도 챙겨야' 호소
이렇듯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책만 있고 그동안 익산을 지켜왔던 토종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은 없자, 지역의 귀금속 보석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산토끼만 챙기지 말고 집토끼도 챙겨달라”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익산시에는 귀금속보석가공공단을 중심으로 96개 주얼리 생산업체가 1천여 명 안팎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또한 왕궁면 주얼팰리스에 63개와 영등동‧중앙동 등지에 1백여 개의 판매점이 영업을 하면서 보석의 도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유턴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과는 달리 지역연고기업과 판매점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2010년 가을 개관했던 왕궁면 주얼팰리스에 대한 연간 4억여 원 안팎의 지원도 올해부터 완전히 끊긴다. 따라서, 오는 17일 개최되는 보석대축제 마저 업체들의 자부담으로 개최할 형편이다.
이에 유턴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좋지만 그동안 익산을 지키며 보석 산업을 이끌어 온 토종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도 더불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2공단 보석가공업체 대표 A씨는 “중국진출 유턴 기업은 타산이 맞지 않아 돌아오려는 것일 뿐인데 익산시가 이들 기업들에게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면서 정작 지역을 지켜왔던 업체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그동안 각종 어려움 속에도 지역을 지키며 보석산업의 명맥을 이어온 토종기업에 대해서도 그와 상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