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춘석 후보(익산 갑)가 재선에 성공했다. 득표율도 80%대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민주통합당 전국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 경선에서는 ‘정치 라이벌’인 한병도 전 의원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공천장을 거머쥐었지만 본선에서는 줄곧 독주를 이어가며 큰 표 차로 경쟁후보들을 물리쳤다.
이 당선자가 이 같이 지역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신임 받은 것은 그가 지난 18대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우수한 의정활동을 펼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초선 첫해인 2008년 ‘여의도 기대주’로 선정된 이후 시민사회와 언론, 동료의원, 국회전문위원, 민주통합당이 선정한 의정평가에서 6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한 활약상을 펼쳤다. 19대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전국 지역구 국회의원 241명 가운데 최상위권인 '전국 TOP 10위'를 차지한 것은 그 중에서도 백미다.
특히, 이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는 드물게 제1야당 대변인과 법사위 간사, 당 제1정책조정위원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는데, 법안 게이트키퍼 역할과 대여 저격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이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전국 최고득표율을 차지했다는 기쁨보다 도내 유일 재선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이 더 크다고 말한다.
총선 패배 후유증과 당 지도부 교체로 혼란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쇄신’을 역설했고, 소위 텃밭이라고 여겨진 전북 정치권에 대해서는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내 높은 초선 비율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도 ‘변화의 측면에선 오히려 큰 기회의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7명의 초선의원과 2명의 3선 의원을 연결하는 미드필더 역할을 자처했다.
소통뉴스는 창간 6주년을 맞아, 지역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한 이춘석 당선자로부터 선거과정의 활동상과 향후 의정 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먼저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선소감 한 말씀?
저를 다시 한 번 시민의 대표로 선택해 주신 익산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 심판을 기대하는 국민의 열망 속에 치러졌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민주통합당 당선자의 한 사람으로서 뼈저리게 통감한다. 도내에서도 민주통합당의 대대적인 혁신을 바라는 도민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체감했다. 당선의 기쁨보다 책임과 사명의식이 더 크다. 도내 유일한 민주당 재선의원으로서 당의 쇄신과 변화에 앞장서겠다. 민심을 무겁게 받들고 익산시민의 따뜻한 힘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8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승리의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민주통합당의 당선자로서 승리의 요인을 자평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전국적으로 나타난 민주통합당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를 택했던 익산시민들의 마음이 다른 지역에서 다른 후보를 선택했던 국민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국 누가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에 판단이었다. 이에 대해 익산시민들께서는 저의 지난 4년간의 노력과 실천을 보시고 한 번 더 맡겨봐야겠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솔직히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왜 이겼을까 보다는 익산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읽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4년 전 선거와 이번 선거를 비교할 때, 유권자들이 뚜렷하게 달라졌다고 느낀 것이 있다면?
선거 분위기는 4년 전과 확연히 달랐지만 시민들의 근본적인 요구는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한나라당이 지지를 받았던 것,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견제를 받았던 것,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지역에서 지지를 잃고 있는 것은 모두 지금의 정치가 시민들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실제로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책임지게 된다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줄어들고, 지금보다 질적으로 성장한 정치가 될 것이라고 본다.
■경선과 본선을 합쳐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마타도어는 선거 후까지 후유증을 남긴다.
현직이기에 정치문화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민 여러분께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대응을 자제했으나 그러한 마음조차 악용돼, 결국 피치 못하게 법적 대응까지 한 사례도 있다. 시민여러분께 누를 끼친 마음이다.
■이번 선거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이나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선거를 뛰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다. 현장에 계신 농민들은 악수할 틈도 없이 바빴는데 이분들의 고민은 국가 보조금을 일정정도의 교육을 이수해야 받을 수 있는데, 교육을 받을 틈이 없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국가보조금은 현장에 계신 분들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받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던 날 찾아가 뵈었던 농민들 대다수는 비닐하우스가 날아갈까 손을 보면서도 한결같이 이 문제를 지적해 주셨다. 현장에 계신 분들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다. 소외되신 분들,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현장에 찾아가 직접 듣고 해법을 찾는 정치인이 되겠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폭로, 비방 등 네거티브 양상을 띠었다. 아쉬움이나 견해가 있다면?
허위사실 유포나 거짓 비방 등은 시민의 정치의식을 우롱하는 행태이다. 얕은 거짓말로는 시민의 대표가 될 수도 없거니와, 설령 된다고 해도 본인과 시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이번 익산 선거에서 각종 비방과 네거티브가 많았던 것은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 매우 죄송스럽다. 다시는 이런 모습이 없도록 익산 정치권 모두가 결의해야 한다. 또한 선거가 과열됨에 따라 익산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이 부분을 치유하고 화합하지 않으면 익산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없다. 당선자로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각 계의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다.
■총선결과 도내에서는 민주통합당이 11석 중 9석을 차지했고, 이 가운데 6명이 초선이다. 따라서 의정경험이 있는 이 의원의 역할이 중요해 졌는데 19대 의정활동을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
일부에서 초선이 많다고 걱정하시는데, 저는 거꾸로 변화의 기회라고 본다. 아시다시피 중진이 많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선의 패기가 많이 모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힘도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재선급 이상의 역할 또한 물론 중요하다. 도내에는 2명의 3선의원이 있고 제가 민주통합당에서는 유일하게 재선이다 보니 저로서는 중진급인 3선의원과 신인인 초선의원을 잘 연결하고,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축구를 보면 미드필더가 강한 팀이 강팀이다. 저도 미드필더 역할을 충실히 잘 해서, 전북 정치권이 예산도 많이 따오고 중앙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일조하겠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내건 공약 가운데 농업의료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유치를 추진해 익산을 ‘도농통합 모범도시’로 조성하겠다고 한 공약이 눈에 띄는데 이 사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요즘 추세를 보면 소비자들의 안심 농산물 및 고기능 식품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질병예방과 건강유지를 위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서 선진국에서는 질병치료에서 예방의학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고 유럽, 일본 등지에서도 웰빙·치유·휴양 등이 융복합된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익산은 기존 농업기반에 더해 국가식품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있고, 타 지역 보다 우수한 양․한방 인프라와 방사선의료산업단지 등이 조성되고 있어 R&D, 의료치유 및 휴양 요소가 어우러진 농업의료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최적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잘 사는 건강한 도시, 잘 사는 건강한 농촌을 만들고, 도시와 농촌의 상호 교류를 지원하는 도농교류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해 도농복합 모범도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다시 한 번 저에게 큰 성원을 보내 주신 익산시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저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본다. 선거를 하면서 내걸었던 기치와 같이 서민들에게 ‘따뜻한 밥과 편안한 잠자리’를 주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할 최우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재선의원으로서 더 많은 일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모든 일에 이와 같은 자세로 임하고 이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다. 앞으로도 큰 애정으로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