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국장급 보직 내정인사를 단행하면서 기존 직렬별로 보임하던 관행을 깨고 행정 직렬과 기술 직렬을 구분 없이 직렬의 폭을 확대한 것을 두고, 공직 내부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종래 기술직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던 건설교통국장 자리에 이례적으로 행정직 서기관을, 역시 행정직 ‘안방'으로 인식되던 주민생활국장 자리에 기술직 서기관을 임명한 데 따른 갑론을박이다.
이번 직렬의 폭을 확대한 인사가 향후 시의 목적대로 조직의 역량과 청렴성을 극대화 시킬 지, 아니면 직렬별 분란만 일으킨 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기관 2명, 직렬 교차‥'쇄신 의지'
익산시는 10일, 4급 서기관 2명의 승진 전보 등 모두 6명에 대한 국장급 전보 인사를 단행하면서 행정직인 이산재 보석박물관 관장을 건설교통국장 자리로, 기술직(건축)인 최광석 상하수도사업단 단장을 주민생활지원국장으로 발령했다.
이들 자리가 복수직렬의 자리이긴 하지만 그동안 관행처럼 따라오던 행정직과 기술직의 고유영역의 벽을 이번 인사에서 과감히 허문 것이다.
이는, 그간 막연히 존재하던 행정·기술직간 '칸막이'를 제거함으로써 인사운영이 행정직 위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인식을 불식하고, 직렬의 폭을 넓혀 균형감 있는 인사를 펼쳐나가겠다는 인사권자의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사정당국의 공직비리 수사에서 기술직 국장과 과장, 2명이 구속되는 등 기술 직렬 공무원의 비위가 빈발하자, 이들 직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인사권자의 강한 쇄신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시 관계자는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복수직렬을 교차하는 인사가 이뤄졌다"면서 "이로 인해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다잡는 계기가 되는 등 분명히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직렬파괴 '조직 안정, 효율 해친다'우려
그러나 이번 인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점은 이달 중순경 발표될 예정인 5급과 이하 하위직 전보인사에서도 이 같은 형태의 직렬파괴 인사가 단행될 경우, 공직사회의 빅뱅으로 작용하며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익산시의 한 기술직 직원은 "각 사안 마다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자기 분야도 아닌 국장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번 직렬의 폭을 확대한 인사가 조직의 안정과 효율을 크게 해치는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 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직원은“이번 인사는 능력과 적재적소 배치라는 원칙을 놓고 볼 때 상식을 벗어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있을 하위직에서도 이런 직렬파괴 인사가 상당수 발생할 경우 기술직은 물론 행정직에서도 상당한 혼란과 반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