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한 현역 국회의원이 지역과 관련된 국가예산 확보를 '마치 자신만의 치적인 냥 과장성 공치사 해' 지역 정∙관가 안팎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는, 이한수 익산시장 등 관계 공무원과 이춘석 의원 및 타지역 국회의원들까지 합작한 공동의 성과인데도, 해당국회의원이 자신의 공을 ‘지원사격’ 정도로 평가하지 않고 마치 자신만의 정치력 등으로 얻어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탓이다.
조 의원 5일 ‘국비 성과, 결정적 역할’치적화
민주통합당 조배숙의원(익산을)은 5일 '조배숙 의원, 2012년 익산예산 1,272억원 확보에 결정적 역할'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확보된 익산시의 국비 성과가 '마치 자신만의 치적인 것처럼' 사실상 홍보했다.
하지만 조의원의 보도자료 어디에도 국비 확보를 위해 함께 동분서주 매진했던 이한수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동료인 이춘석 의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실제 이 자료에 따르면 "조배숙 의원은 2012년도 익산시 국가예산을 총 1,272억원 확보했다"면서 "익산시가 올해 확보한 1,272억원의 국가예산은 지난해 국가예산 1,169억원보다 103억원(8.8%) 증가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조배숙의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혀, 국비확보의 성과를 조의원의 공으로 사실상 돌렸다.
또한 자료는 “당초 정부는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재정건전성 강화를 목표로 정부 예산심의를 더욱 엄격히 하였을 뿐 아니라, 신규사업도 최대한 억제하였다. 더구나 올해 총선을 대비해서 지역간 예산 확보전도 더욱 치열하였다”면서 “그런 와중에서도 조의원은 지역개발을 위한 SOC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도 27호(서수~평장) 북부국도대체우회도로 설계비 20억원을 확보하였고, 익산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232억원을 확보했다”고 조의원을 더욱 치켜 세웠다.
이에 대해, 도내 일부 일간신문들은 이 같은 내용의 자찬성 보도자료를 조의원의 사진과 함께 인용 보도하면서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실제 도내 A신문은 6일자 지면과 5일자 인터넷판을 통해 “국회 조배숙의원이 2012년도 익산시 국가예산 1,272억원 확보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의원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조의원의 자찬성 보도자료(국비확보) 내용이 도내 일부 일간신문에 기사화 됐다.
시 국비확보 '매진 결실'... ‘조, 과장된 공치사’
하지만 국가예산 확보를 주도한 익산시는 조의원의 이 같은 언론플레이에 대해 다소 ‘과장된 공치사’라는 입장이다.
최근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맡았었던 만큼 조 의원의 역할과 도움이 있었던 점도 부정할 수 없지만 자신의 공을 ‘지원사격’ 정도로 평가하지 않고 행정과 정치권이 합작해 거둔 성과를 마치 자신만의 치적인 냥 공을 독차지하려는 행태는 도가 지나쳤다는 게 지역 정관가의 지적이다.
실제 그동안 익산시의 국비확보 행보는 눈물겨웠던 게 사실이다.
이 시장은 그동안 관련부서 직원들과 함께 30여 차례 이상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를 방문해 장관부터 실무진까지 수시로 만나 사업의 당위성을 전략적으로 설득하는 등 정부예산 확보에 정성을 쏟았다.
또한, 중앙정부의 긴축재정과 지역 국회의원이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 소위에 한 명도 선임되지 못한 악조건인 탓에 강기정 민주당 예결위 간사 등 타지역 국회의원들까지 설득∙병행하며 정부예산 확보에 전심전력을 다했다.
특히, 이 시장은 평일과 휴일 가리지 않고 때로는 서울사무소에 상주하며 변화무쌍한 중앙부처와 국회 분위기를 파악,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초당적 차원에서 전국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구하는 등 전방위적 행보를 이어갔다.
이 같이 이 시장을 비롯한 직원과 지역 정치권 등이 전방위로 노력한 결과, 사상 최대 규모인 1,272억 원의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결실을 거뒀다.
"발로 뛴 사람 따로 성과 챙기는 사람 따로"
이런 현실에서, 조 의원의 공치사성 보도자료 내용이 언론을 통해 익산시에 알려지자, 공직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익산시의 한 공무원은 “이 시장이 예산확보를 위해 관련부서 직원들과 함께 30여 차례 이상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를 방문해 어렵고 힘들게 국가예산을 확보하였는데, 모든 것이 어떤 한 개인의 노력으로 예산이 확보된 것처럼 보도돼 공직내부가 황당함과 허탈감에 빠져있다”며 “이런 공무원들의 노력을 희석시킨 채 그 공로가 모두 조 의원의 공인 것처럼 언론플레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예산은 의원 혼자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예산계획 수립 및 대 정부 요구와 공무원, 의원 등 지역 구성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낼 때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발로 뛴 사람 따로 있고 성과 챙기는 사람 따로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허탈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