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신분으로 대학의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처신의 적절성’ 논란을 야기시켰던 시의원이 결국 상대후보에게 2배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표차로 참패를 당했다.

특히, 이 같은 시의원의 대학선거 참패는 당사자에게는 대의기관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판으로, 지역위원장인 조배숙 의원에게는 사실상 당 핵심인사의 연이은 선거 외도 및 참패로 인한 ‘조직력과 리더십 부재’의 책임이 내년 총선정국의 절체절명의 정치적 부담으로, 각각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열의원, 더블스코어 가까이 ‘참패’
원광대학교 제42대 총학생회장에 기호 2번 암행어사팀 김용욱 독어독문과 4년이 학생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선출됐다.

17일 원광대에 따르면, 제42대 총학생회장에는 기호 1번 하이파이브[정-박종열(경영학부 3년), 부-양효열(전기전자및정보공학부 4년)]와 기호 2번 암행어사[정-김용욱(독어독문과 4년), 부 -안준(한의학과 3년)] 등 두 후보 진영이 입후보했다.

특이사항은 기호 1번측 정에 후보 등록한 박종열 경영학부 3년이 현직 익산시의회 의원 신분을 갖고 있으면서 총학 선거에 출마했다는 점이며, 법적으론 문제될 것 없다.

지난 16일 치러진 원광대 총학생회장 선거 결과, 박종열 의원이 정후보로 나선 하이파이브팀이 3천45표(32%)를 얻는 데 그쳐 상대후보인 암행어사팀(5천763표)에게 2천718표차로 크게 참패했다.

당초 예상은, 현 집행부가 지지하고 있는 박 후보측이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었지만 결과는 상대후보와의 표차가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당초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58.9%로 총 유권자 1만6천139명 가운데 9천500명이 참여했다.

조 의원, 내년 총선정국 절체절명 '악재'
이 같은 결과로, 지역시민사회단체와 동료 의원들의 강력한 만류에도 대학 선거 출마를 강행한 박 의원은 대의기관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판과 부담을 면키 어렵게 됐다.

조배숙 의원(민주당 익산을 지역위원장)으로서는 이번 박 의원의 참패가 당시 최측근 이었던 김병옥 전 도의원(선거 직전 민주당 탈당)의 농협조합장 선거 참패에 이은 두 번째다.

이로 인해, 지역위원장인 조배숙의원은 당 핵심 인사의 연이은 외도(外道=농협장선거, 총학선거)로 인한 민심 이반과 그로 말미암은 선거 참패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당 입장에선 두 선거 다 정치 선거가 아닌 만큼 민심에 대한 온전한 결과로 보기어렵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사실상 핵심 당원의 연이은 선거 참패는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조 의원의 전도를 더욱 난망하게 만드는 악재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익산시민협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을지역위에서는 지난 김 전 도의원의 농협조합장 파문으로 대시민 사죄를 하고도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을에서만 유독 정도가 아닌 선거 외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책임자는 무슨 의도로 이를 방관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유권자와 민심을 무시하는 행태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질타했다.

앞서 익산지역 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익산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10일 ‘시의원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가?’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보다 성실한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의 혈세를 지급하는 것인데, 혈세로 월급을 받으면서 의원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총학생회장선거에 출마”한 박 의원을 맹비난했다.

또한 익산여성의전화 의정지기단도 지난 16일, 익산시의회 의원 신분으로 원광대의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 의원의 제156회 임시회 기간의 출석 등 의정활동을 모니터한 결과를 공개하며, 그의 불성실한 의정활동을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