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651호 연안이씨 종중문적인 이숭원 생원의 백패교지가 조선시대 현존 최고 오래된 교지로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익산시의회 이천인 의원에 따르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국학자료실에서 고문서명선 사업계획을 추진중 연안이씨 문중에 소장하고 있는 유물 중 왕명문서 교지 문서 등 유물관련 조사연구차 11월 4일 방문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국학자료실 심영환, 김봉좌 문학박사 일행이 유물을 조사한바 현존최고 백패교지로 확인됐다.

이 교지는 1450년(문종 즉위년) 9월 초5일에 유학(幼學) 이숭원(李崇元)이 생원(生員) 3등 제18인으로 입격(入格)하고 받은 백패(白牌)이다.

생원시(生員試)는 1147년(고려 의종 원년)에 시행된 승보시(陞補試) 즉 국자감 감생에게 시부(詩賦) 및 경의(經義) 등을 시험하여 칠재(七齋)에 오르게 하는 시험에서 유래되었다.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경학 중심의 유학을 장려함에 따라 진사시(進士試)는 혁파되고 생원시가 중시되었고, 이것이 곧 성균관(成均館)의 입학시험이 되었다. 생원시는 3년에 한 번 치르는 식년시(式年試)와 국가 경사를 기념하여 치르는 증광시(增廣試)로 구분하여 실시하였는데, 모두 초시(初試)와 복시(覆試) 두 차례에 걸쳐 오경의(五經義)와 사서의(四書疑) 2편을 제술(製述)하는 것으로 시험하였다. 생원은 최종적으로 100인을 선발하였는데, 이를 3등급으로 나누어 1등 5인, 2등 25인, 3등 70인으로 구분하였다.

백패는 1438년(세종 20) 진사시가 다시 부활되었을 때 생원․진사 합격자에게 백지 반 폭에 그 성명과 성적의 등급 및 등수를 쓰고 발급연월일 위에 보인(寶印)을 찍어 발급하도록 건의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이 문서는 현전하는 백패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1450년 식년시를 시행하여 생원 홍숙부(洪淑阜) 등 1백인을 선발할 때 발급된 것으로 보인다. 서식은 『경국대전』과 동일하나, 초서(草書)로 쓰고 [과거지인(科擧之印)]을 안보(安寶)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지인]은 1443년(세종 25) [시명지보(施命之寶)]와 [소신지보(昭信之寶)]를 주조할 때 과거 합격자의 권자(卷子)에 사용하도록 별도로 주조할 것을 건의한 기록이 보이며, [과거지인]을 찍은 현전 자료로는 이 문서가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후 [과거지인]은 1624년(인조 2) [과거지보(科擧之寶)]를 주조하기 전까지 백패와 홍패를 발급할 때 모두 안보되었다.

수취자 이숭원(李崇元, 1428~1491)은 자가 중인(仲仁)이고 본관은 연안(延安)이며 참판 이보정(李補丁)의 둘째 아들이다. 그는 1450년 9월 5일에 생원시에 합격하여 성균생원이 되었고, 1453년(단종 1) 4월 21일에 친시(親試)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사간원정언, 사헌부지평, 형조정랑, 사헌부집의, 좌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1471년(성종 2)에는 좌리공신(佐理功臣) 3등으로 녹훈되어 가선대부로 가자(加資)되고 연원군(延原君)에 봉해졌다. 이후 여러 관직을 거쳐 중종 때 청백리에 오르고, 1648년(인조 26) 도동사(道東祠)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충간(忠簡)이다.

이숭원의 백패는 전라북도 익산의 연안이씨 충간공 종중에 전승되어 1979년 왕지 및 교지 17점과 함께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조선전기고문서집성-15세기편-』(정구복 외, 국사편찬위원회, 1997)에 수록됨으로써 학계에 알려졌다. 이들 자료는 본래 전북 익산시 삼기면 기산리의 현동사(玄洞祠) 어서각(御書閣)에 보관되었다가 도난의 우려로 2000년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으로 옮겨 관리해오다가, 문화제청으로부터 유물전시관을 보조받아 현재 익산 현동사에 건설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