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전북도의회 제 4선거구 보궐선거의 결과는 각 정당과 출마자 모두에게 많은 과제와 함께 씁쓸함을 남겼다.
결과를 표면적으로만 보면 민주당 김연근 후보가 5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80%이상의 유권자가 투표를 포기하는 등 그 이면을 살펴보면 텃밭 정당인 민주당도 ‘승리의 축배’를 마음 편히 들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인물론' 주효…후보단일화 됐다면 '글쎄'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결과, 민주당 김연근 후보는 총 유효투표수 1만1,530명중 5,710표(50.28%)를 얻어 3,125표(27.51%)를 얻는데 그친 무소속 임형택 후보를 2585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또 다른 출마자인 민주노동당 김정열 후보의 득표율(22.19%/2,521표)까지 포함하면 2명의 후보가 얻은 득표율(49.7%)도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선거 전에 익산시민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후보 간 단일화가 추진됐었는데, 만약에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더라면 민주당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지배적 해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인지도가 높고 자체 지지기반을 가진 '인물'을 선택,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입장에선 전통적 지지라는 프리미엄에 ‘인물론’을 내세운 것이 적중한 셈이 됐다.
기성 정치권 염증·불신 '악재'…텃밭 정당 면모 '역부족'
그러나 텃밭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한 것은 변화하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 보궐선거를 자초한 민주당에 대한 염증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 새로운 정치지형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요구 등도 텃밭 정당인 민주당에게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산시민협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대해 “익산 민심은 익산농협조합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 도의원 직을 1년여 만에 사퇴한 김병옥 전 도의원(선거 직전 탈당)을 냉혹하게 심판하며 사실상 민주당에 경고를 보냈었고, 이런 분위기가 이번 보선에 그대로 영향을 미쳐 저조한 민주당 지지와 80%이상의 기권으로 나타났다”면서, “따라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투표율 등을 볼 때 체면치레 정도이고, 이런 민심의 향배는 민주당 스스로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내년 총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은 텃밭임을 감안할 때, 당선자를 배출하긴 했지만 제 1야당과 텃밭 정당의 면모를 보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를 남겼다는 분석이다.
총선 정국도 민심 향배도 ‘변화무쌍’…'민심 읽어야'
이에 따른 지역 총선 전망도 밝지 않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압도적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무소속 타이틀의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등 전국적인 선거 결과와 연계해 볼 때 차기 총선에서의 지역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보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의 한 총선 입지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에 따라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세력, 다른 야당과의 야권통합 논의도 내년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기성 정당과 정치세력의 변화, 세대교체를 통한 새 인물의 등장을 갈망하는 민심을 정치권이 잘 읽어내고 잘 대처해 나갈 수 있을지에 따라 내년 총선의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