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질의 대표적 오염원으로 꼽혔던 익산시 왕궁정착농원 일대의 소하천 등의 수질이 급속도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돼 새만금 수질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행정의 노력만으로 한계를 보였던 이 지역 일대의 수질 오염 문제가 축산 농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오염원 유입의 원천적 차단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곳 주민들과 의견조율이 안돼 더디게 진행되던 왕궁지역 환경개선사업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전북도 김완주 지사와 이한수 익산시장, 이완우 익산농장 대표 등은 11일 전북도청에서 왕궁지역 수질개선을 위한 민·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민․관 자율협약은 지난해 7월 30일 정부에서 발표한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축산폐수 적법처리 등에 주민과 행정이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왕궁 정착농원 실태
익산시에 따르면, 왕궁 정착농원은 국내에서 가장 큰 한센인 촌으로 208가구가 축산업에 종사하며 돼지 11만 4천여 마리와 닭 5만 2천 여 마리, 소 6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로 인해 680 여 톤의 축산폐수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축산폐수를 한곳에 모으는 저류조나 처리시설이 없어 가축 분뇨를 고스란히 하천에 흘려 보내왔던 실정이었다.

이곳에서 흘러보낸 축산폐수는 대부분이 인근 소류지를 통해 익산천으로 무단 방류되면서 축분이 퇴적되고, 하천의 자정 기능이 저하되면서 만경강 수질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시에 따르면, 왕궁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배출부하량은 만경강 오염의 3.6% 및 새만금 오염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천 수질(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ℓ)은 2006년 32.3→ 2007년 31.9→ 208년 70.5→ 2009년 121.4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지난해 7월 왕궁정착농원 환경개선사업을 발표하고 오는 2015년까지 만경강 수질개선을 위해 1천 15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축사매입과 수림대 조성, 생태복원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행정의 노력만으로 성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의 종합대책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민관 자율협약을 체결토록 규정했지만 주민들과의 의견조율이 안돼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축산폐수 적법처리를 약속하는 등 수질 오염원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협약에 나선 것이어서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이번 협약으로 왕궁 환경개선 종합대책이 성공하는 계기가 되고, 무엇보다 축분 적정처리로 배출부하량이 30% 감소되어 익산천과 만경강 수질개선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 여건이 향상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환경개선사업 본격화 
이번 민관자율협약 내용에는 오는 2015년까지 축산분뇨 처리비 일부 지원, 타 지역 이전시 축사시설 현대화 자금 지원 명시, 분뇨수거 차량 지원 등의 행정적 지원이 담겨있다.

또한 행정당국은 분뇨 저감을 위한 시설 개선 지원 등에도 적극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1천159억 원을 들여 왕궁 축산단지 내 대부분의 축사를 농가들로부터 사들여 철거하고, 인근 하천과 저수지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또한, 철거된 축사 자리에는 대규모 생태 숲을 조성하고 한센인을 위한 간이양로시설 등 복지시설도 건립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대책 이후 1년이 지나 민․관자율협약 채결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60여년간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왕궁을 살기 좋은 마을로 탈바꿈 하고자 하는 지역주민들의 강한 의지가 이번 협약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 되었다”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저류조 설치 완료 및 가축분뇨공공처리장도 정상운영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