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익산학교급식연대는 3일, 학생들의 급식비 수억 원을 빼돌려 착복한 급식위탁업체와 교육적 책무를 방기한 학교당국을 강력 규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위탁급식업체 비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 엄중 문책할 것과 현재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전북지역 18개 중∙고교에 대해 특별점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책무를 방기한 학교 관계자 징계 요구와 함께 이사장과 친인척 관계인 업자 사이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익산학교급식연대(이하 급식연대)는 3일 긴급 성명을 내고 “최근 익산지역 L여자 중·고교에 대한 전라북도교육청의 특별감사 결과, 이 학교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 운영하고 있는 학교급식 위탁업체가 2년여에 걸쳐 급식 식재료비 4억6천여만 원을 착복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위탁업체와 학교당국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백배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 수년간 아이들에게 우수하고 안전한 학교급식을 먹이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들은 이와 같은 엄청난 비리를 접하며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급식연대에 따르면, L여중 830여명(1일 1식), L여고 860여명(1일 2식) 학생들이 2년간 납부한 급식비는 대략 23억여 원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급식비의 60%~70%가 식재료비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조리종사원 인건비, 급식실 운영비로 사용된다.
이로 볼 때 L여중∙고의 식재료비는 14억여 원에서 16억여 원 정도가 사용되었어야 하지만 실제 L여중∙고 학생들에게 사용된 식재료비는 위탁급식업체가 착복한 4억6천여만 원을 뺀 9억 4천만 원~11억 4천만 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결국 학생 1인당 1식 2,500원의 급식비 가운데 통상적으로 1,500원에서 1,750원이 식재비로 사용되는데 반해 L여중∙고에서는 995원에서 1,245원정도만 식재료비로 사용된 셈이다.
이들 단체들은 “이윤이 목적인 위탁급식은 직영급식보다 식재료 사용비율이 낮아 수입산 식재료와 값싼 가공식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훨씬 높고, 학부모 검수 등 소비주체의 통제기능이 약해 식중독도 자주 발생한다. 여기에 업자로부터 받는 밝혀지지 않는 수많은 뒷거래들은 위탁급식을 둘러싼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며 위탁급식의 열악한 구조적 현실을 개탄했다.
이들은 이어 “이런 열악한 현실에도 불구, L여·중고 위탁급식업체는 여기에서 한 술 더 떠 학생, 학부모가 납부한 식재료비를 착복했다”며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이 학교급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쓰레기밥’으로 불리어져 왔으며 도시락을 직접 싸주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급식연대는 교육적 책무를 방기한 교육당국에게도 업체와의 밀월 의혹 등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들은 “아이들 건강과 생명을 위해 학교급식 제도를 개선하고 일선에서 이를 시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L여중고 학교당국 관계자들은 교육적 책임을 방기하고 오히려 위탁급식업체와 밀월 관계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같은 사태를 2년 동안이나 방기한 배경에 의구심을 표했다.
급식연대는 “아이들이 어떤 학교급식을 먹느냐는 평생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급식 비리의 직접 피해자는 학생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와 학부모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L학교재단과 위탁급식업체의 사죄를 요구했다.
아울러 급식연대는 “이번 위탁급식업체 비리에 대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 엄중 문책할 것과 아직까지도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전북지역 18개 중고등학교에 대해 직영전환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특별한 점검조치를 취할 것”을 교육당국에 당부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위탁업체가 착복한 식재료비를 환수조치하기로 하는 한편, 학교 관계자 징계 요구와 함께 이사장과 업자 사이에 유착 의혹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학교 측은 학생들의 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