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출신 현역 도의원(선거 직전 탈당/사퇴)의 농협조합장 출마 강행을 강하게 성토하며 사실상의 낙선운동을 주도했던 지역시민사회가 이번에는 자신들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했던 민주당을 향해 ‘공당으로서 책임론’을 거듭 제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특히, 민주당이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적절하고 합당한 행동을 보이지 않을 경우 익산시민들의 분노와 시민사회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는 '선전포고성 경고'로 '2라운드' 압박 공세에 들어갔다.
현역 도의원의 조합장 출마로 지역사회 안팎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 일으켰던 익산농협 보궐선거가 이완구 전 이사의 압승으로 결론이 난 가운데,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익산시민협)는 27일 4차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 결과를 사필귀정”으로 평가한 뒤, 민주당을 향해 “진정 책임지는 공당의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익산시민협은 먼저 “김 전 도의원의 낙선은 시민의 분노가 표출된 결과이자 익산농협 조합원의 준엄한 심판이다”면서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써, 아직 농협 조합원과 시민의 양심이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어 “김 전 도의원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몇몇 강경 시민단체의 행위로 폄하하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덮으려 했지만 위대한 익산시민은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익산시민협은 “김 전 도의원의 낙선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며 향후 시민사회의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도의원 보궐선거 출마 예상자 명단을 보면 현직 민주당 시의원이 또 의원직을 그만두고 도의원 선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도의원 보궐선거도 모자라 시의원 보궐선거까지 치를 판이어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작금의 시민 기만적 정치행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민주당의 무책임한 행태에 따른 책임론을 다시 한 번 경고했다.
익산시민협에 따르면, 지난 2주간 3차례의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민주당 항의방문, 출퇴근 피켓시위 등을 통해 지방자치를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저급한 정치문화와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 비판하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역정치권에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김 전 도의원은 물론 공천을 맡은 민주당 또한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최소한 을지역 책임자인 조 의원의 시민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정도는 있을 줄 알았지만 그 마저도 없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에 “민주당이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적절하고 합당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역시 익산시민의 분노를 살 것이고 시민사회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조배숙 의원의 대 시민 사과와 함께 보궐선거비용(5억 원)배상, 보궐선거 후보공천 포기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보궐선거비용 배상과 보궐선거 후보공천 등이 정당의 현실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항들이어서 이로 인한 후폭풍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전 도의원의 조합장 출마 문제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판단이었고, 당에서 여러 차례 만류도 했지만 듣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야 말이지만 사실상 공천권을 가진 당의 책임이 없다고 하면 어느 누가 납득하겠느냐”면서, “하지만 이번 사태로 보궐선거 후보공천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의 존재성을 무시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 아니냐. 진작에 책임질 것 책임지고 했어야 하는데 너무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에 시민들이 화가났고, 조합선거 결과도 그렇게 나온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