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전북 도내 지자체의 법인 골프회원권에 대한 심층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익산시가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익산시민단체도 비공개 이유에 대해 “무엇이 무서워 밝히지 못하느냐”고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이용 내역 공개와 함께 회원권을 다시 매수 할 것을 촉구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도내 일부 골프장과 관련한 조사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근무시간 중 골프, 일부 법인 회원권의 부당 사용 등 공직기강 해이 사례를 포착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법인 골프 회원권을 소유하고 있는 익산시와 임실군, 무주군에 대한 공직기강 확립 차원의 감사에 돌입했다.
실제, 익산시는 국가예산 확보와 기업유치 등을 위한 외부인 접대 명목으로 베어리버 골프장 회원권을 9억1000만 원을 들여 구입했으며, 임실군은 전주 샹그릴라CC 회원권을 4억 원에, 무주군은 무주CC 회원권을 4000만 원에 각각 구입해 활용해 오고 있다.
감사원은 이들 지자체가 이 회원권을 당초 목적대로 활용하는지 실태파악을 위해 이용자 명단을 제출 할 것을 요구했다. 공무원들이 외부인과 부적절하게 이용했는지, 근무시간에 골프장을 이용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감사원의 요구에 임실군과 무주군은 해당 회원권 이용자 명단을 공개한 반면, 익산시는 “이용자들을 일일이 관리하지는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해당 골프장인 웅포 베어리버측도 “내장객 보호 명분”을 내세워 감사원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이처럼 임실군, 무주군과 달리 익산시만 골프회원권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용자와 사용목적 등을 둘러싼 의심을 사고 있다.
그동안 익산시의 법인 골프회원권은 이용자와 관련한 부적절한 소문이 무성하여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던 데다가, 명단을 밝힐 수 없다는 것은 바꿔 말해 명단이 알려지면 곤란한 사람들이 이용했다는 것으로 해석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실군의 경우가 악용된 사례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고 있다. 임실군이 구입한 샹그릴라CC 회원권의 경우 2010년 179일간 사용되었는데 46%가 임실군 공무원, 40%가 지역 일간지 기자, 13%가 군의원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목적인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단 하루 사용되었을 뿐이다.
정당하게 용도에 맞게 사용했다면 감출 이유가 없는데도 징계를 감수하면서 까지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임실군의 사례와 비슷한 상황이 아니겠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 “무엇이 무서워 명단 못 밝히나”
상황이 이쯤 되자, 시민단체에서도 밝히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며, 이용자 명단공개와 이시장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21일 성명을 통해 “감사원 제출요구에 불응하며 과감히 버티겠다는 익산시의 결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자치단체가 국가기관 그것도 감사원을 상대로 자료제출을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면서 “당연히 있어야 할 자료가 왜 없을까? 왜 제출할 수 없는 것일까? 어떤 검은 거래가 있는가? 흑막이 있는 것인가? 판도라 상자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의구심을 쏟아내며, 이용 명단 공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익산시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반대요구에 사들인 골프회원권을 웅포골프장의 재정적인 어려움이 해소되면 매각할 것이며, 매각 이전에는 명확한 관리규정을 통해서 잘 관리하겠다는 것을 이한수 시장이 직접 약속했다. 하지만 한 구좌가 아직까지 매각되지 않음은 물론 이용내역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짚고, “문제의 본질은 이 시장의 약속 위반에 있고, 시정 책임자로서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음으로, 익산시의 공신력과 시민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자초한 만큼 지금이라도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골프회원권 이용자 명단 공개에 불응한 익산시에 대해 징계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공직사회와 지역시민사회에 어떤 파장으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